김무준/9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5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키스는 괜히 해서!'(극본 하윤아 태경민/연출 김재현 김현우)는 생계를 위해 애엄마로 위장취업한 싱글녀 고다림(안은진 분)과 그를 사랑하게 된 팀장 공지혁(장기용 분)의 속앓이 로맨스다. 대놓고 '로코'(로맨틱 코미디)임을 내세운 드라마는 장르의 클리셰를 정직하게 따라가는 전개를 보여주면서도 이를 재미나게 살려내 마니아들의 '픽'을 받았다.
배우 김무준은 극에서 여주인공인 고다림(안은진 분)의 '절친'이자 싱글대디인 김선우로 분했다. 김선우는 고다림을 무심한 듯하면서도 다정하게 챙겨주는 '남사친의 정석'을 보여주다가, 그의 곁에 공지혁(장기용 분)이 연적으로 등장하자 꼭꼭 숨겨뒀던 마음을 조금씩 드러낸다. 자신의 상황 때문에 감정을 드러내길 망설였던 그는 마침내 용기를 냈으나, 고다림의 마음을 확인한 뒤 우정을 잃지 않기 위해 마음을 접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극 중 남녀주인공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빌런 아닌 빌런'으로 활약한 김무준은 김선우의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선우가 나타날 때 '노!'를 외치는 글로벌 시청자들의 반응은 섭섭했지만 재밌었다고 털어놨다. 또 '키스를 괜히 해서!'를 하며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최근 뉴스1은 '키스는 괜히 해서!' 종영을 앞둔 김무준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무준/9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
-'키스는 괜히 해서!'를 마치는 소감은.
▶연말을 우리 드라마와 함께 마무리하게 돼 기쁘고, 또 당연히 아쉬운 마음이 있다. 주인공 롤을 맡았으니 '작품에 폐가 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임했고,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이끌어주시는대로 따라갔는데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하고 감사하다. (드라마를) 함께한 모든 분이 각자의 자리에서 다 빛나도록 응원하는 마음이다.
-넷플릭스 글로벌에서도 2주 연속 1위(비영어권 11/24~12/7)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해외 넷플릭스 순위권에 든 게 너무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 외국어로도 댓글이 많이 달리는데 일일이 다 보진 못하지만 강렬한 글은 '노!'(NO!)였다. 다림이와 지혁이가 키스하려는 순간 선우가 나타날 때가 있었는데, 선우는 두 사람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없었지만 그 자체를 싫어하는 게 느껴지더라. 그게 섭섭하면서도 재밌었다. 그만큼 사랑해 주시는 것 아닌가.(웃음)
-선우가 다림이에 대한 마음이 깊은데, 그 감정선이 친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물음표가 생길 수 있다는 데 공감한다. 그런데 부족하게 느껴진 부분이 있다면 연기로 표현하고 설득해야 했던 내 잘못이다. 11부 대본 속 선우가 다림과 지혁의 키스를 지켜보는 장면에 '또 늦었구나'라는 지문이 나온다. 선우는 20대 때 결혼하고 아이도 얻었지만 전 아내의 불륜으로 상처받은 뒤 이혼한다. 그때 다림이가 곁에서 돌봐줬고, 그 과정에서 선우의 마음에 다림이가 스며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때도 망설이다가 마음을 고백 못 했는데, 공지혁이 나타나 또 놓친 거다. 그래서 대본을 보면서는 선우의 감정이 납득됐다. 그런 부분을 내가 더 잘 표현하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
SBS '키스는 괜히 해서!' |
-극 중 선우의 매력을 어떻게 살리려고 했나.
▶감독님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선우에겐 그만의 서사가 있다. 다림이를 생각하는 마음과 그 외 여성을 대하는 눈빛이나 표정이 다를 거라고 봤고, 그게 좀 확실히 보였으면 했다. 웃을 때도 어느 정도까지 웃을지 이야기를 하면서 잡아갔다. 한 신 한 신 찍으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방금 신과 이어지는데, 공지혁에게 다림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사랑을 해본 분들은 알겠지만, 그 감정이 되게 강렬하고 무섭지 않나.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걸 직접 눈으로 목격한 뒤, 마음을 접고 그 남자에게 다림이를 부탁하는 게 너무 슬펐다. 촬영할 때도 '잘 부탁합니다'라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더라. 선우의 마음에 공감했지만, 실제 나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열린 결말로 끝난 엔딩에는 만족하는지.
▶하영이와 선우가 서로 마주 보고 웃으면서 끝나는 '열린 결말'이다. 두 사람의 로맨스를 더 기대하셨던 분도 계시겠지만, 작품의 흐름상 그런 것들을 추가하면 극 전개 속도에 차질이 생겼을 거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선우는 하영이에게 설레지 않았다. 그러다 마음을 연 게 하영이가 선우 대신 잃어버린 준이를 찾은 뒤 두 사람이 함께 잠든 모습을 보고 난 후다. 그렇게 천천히 가는 게 좋았다. 아니라면 선우가 다림이를 사랑했던 마음이 한 번에 휙 날아가 버린 듯 보이지 않았을까. 다림이에 대한 마음을 접고 천천히 하영이에게 가는 게 자연스러웠다. 지금의 엔딩에 만족한다. 아마 시즌 2를 하게 된다면 두 사람이 연애를 하고 있지 않을까.(웃음)
SBS '키스는 괜히 해서!' |
-파트너로 나온 우다비와 호흡은 어땠나.
▶우다비(유하영 역)에게 정말 고맙다. 드라마를 보면 아시겠지만, 선우가 다림이를 제외한 여자들과 있을 땐 웃어주지도 않고 텐션 자체가 달라진다. 그래서 하영이가 홀로 더 여러 가지 감정을 보여줘야 해 힘들었을 텐데도 현장에서 밝게 웃으면서 에너지를 줬다.
-안은진과도 세 번째로 작품을 함께 했는데.
▶세 작품을 함께 했지만, 사실 대면해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초반에는 선배님도 존댓말을 하셨는데, 금방 친해져서 같이 으쌰으쌰 하게 됐다. 연기적으로도 다른 걸로도 내가 정말 많이 의지했다. 고민을 털어놓으면 해결책을 같이 생각해 주시고 도움을 주셨다. '런닝맨'에 같이 나갔을 때도 일부러 한 마디 더 거들어주시고 챙겨주셔서 '나도 이런 선배가 돼야겠다'라고 생각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