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구팀 기술 개발
유전자가위 기술 활용해
암컷 노란색으로 만들어
감염병 통제 가능할지 기대
유전자가위 기술 활용해
암컷 노란색으로 만들어
감염병 통제 가능할지 기대
이스라엘 연구팀이 유전자 편집으로 암컷과 수컷의 색깔을 다르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수컷은 정상적인 어두운 색, 암컷은 노란색을 띤다. WT는 ‘wild type’의 약자로 야생형이라는 의미이고 ‘yel’은 노란색 변이(이 연구에서는 암컷)라는 뜻이다.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 Philippos A. Papathanos et al. |
모기는 뎅기열과 지카열, 치쿤구니야열 등 인류를 위협하는 감염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주요 매개체다. 세계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살충제를 살포하고, 모기 서식지를 없애는 등 대응에 힘썼지만 마땅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스라엘 연구팀이 모기 유전자를 편집해 암컷과 수컷의 색깔을 달라지게 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된다. 이 기술로 ‘불임 수컷’만 자연에 방출하면 모기 방제 전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필리포스 파파타노스 교수팀은 25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모기가 노란색을 띠도록 유전자를 편집하고 이를 성 결정 관여 유전자와 결합해 수컷은 어두운 색을, 암컷은 노란색을 띠게 했다고 밝혔다.
파파타노스 교수는 “이 연구는 곤충 자체의 유전자를 활용해 성과 연관된 형질을 설계한 것”이라며 “모기의 성 결정 경로를 이해하고 제어해 유전적 수준에서 수컷과 암컷이 시각적으로 구분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모기 불임화’ 전략은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돼왔다. 주로 피를 빨지 않는 수컷을 대량 방출하는 방식인데, 암컷을 선별해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번데기 단계에서 크기 차이로 암수를 구분하고 있어 완전한 선별이 어렵다는 게 문제였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로 뎅기열과 지카열, 치쿤구니야열 등을 전파할 수 있는 아시아호랑이모기의 유전자를 편집하고 노란색 색소 유전자를 교란해 백색증에 가까운 모기를 만들었다. 이어 노란색 색소 유전자를 발달 단계에서 암컷을 수컷으로 전환하는 성별 결정 유전자(nix)와 결합해 수컷에서만 정상적인 어두운 색소가 복원되도록 했다. 복잡한 장비가 없어도 빠르고 정확하게 암수를 구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이렇게 만든 노란색 암컷의 알은 건조한 조건에 민감해 마르면 빠르게 사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컷이 자연에 방출돼도 번식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 연구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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