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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후순위채 이어진다…중소형 보험사 자본확충 러시

머니투데이 배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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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후순위채 이어진다…중소형 보험사 자본확충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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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보험사 3분기 누적 순이익 및 자본확충 현황/그래픽=이지혜

중소형 보험사 3분기 누적 순이익 및 자본확충 현황/그래픽=이지혜


최근 중소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조달이 잇따르고 있다. IFRS17과 새 지급여력제도(K-ICS) 하에서 자본 확충이 불가피한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중소형 보험사의 자본 확충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적과 무관하게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유상증자와 자본성 채권 발행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실적이 양호한 보험사도 자본조달에서 자유롭지 않다. 흥국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9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 9일 11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말 기준 208.6%였던 지급여력(K-ICS) 비율은 214.5%로 5.9%p 개선된다.

푸본현대생명도 이달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강화된 자본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주주인 푸본금융지주의 지원 아래 자본을 확충한 것이다. 회사 측은 이번 유상증자로 K-ICS 비율이 올해 4분기 말 기준 23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KDB생명보험 역시 지난 11월 이사회에서 5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조달 자금은 자본잠식 해소와 K-ICS 비율 개선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하나손해보험도 지난 10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완료했다. 회사 측은 "기본자본을 확보해 감독당국의 자본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손보의 K-ICS 비율은 지난 9월 123.6%까지 하락했으나, 유상증자 완료 이후 10월 말 기준 172.7%로 개선됐다.


중소형 보험사들의 자본조달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제도 환경 변화와 보험업 특유의 사업 특성이 맞물려 있다. IFRS17 체계에서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되며 변동성이 커진 데다, K-ICS는 미래 수익성보다 현재 자본을 중시하는 구조다. 보험사는 신계약 확대 과정에서 초기 비용이 먼저 발생하는 특성상 손익이 개선되더라도 자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향후 기본자본 K-ICS 비율 규제 도입이 예고되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기본자본을 직접 확충하려는 선택도 늘고 있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들이 일회성 흑자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흑자 구조를 만들지 못할 경우 자본조달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실제로 푸본현대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84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KDB생명도 3분기 288억원의 순손실로 전년 동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하나손해보험 역시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3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형사는 흑자로 전환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자금 확충이 불가피하고, 흑자를 내더라도 회계상 이익이 아니라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서야 자본 부담이 완화된다"며 "새 회계·자본 제도 하에서는 자본 확충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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