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저자 한비야씨가 청중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한비야 작가의 5년 만의 신작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의 북토크가 지난 18일 저녁 6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리조이스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50여명의 독자가 한비야 작가를 만나기 위해 모였다. 심지어 여성 독자 네명은 한비야 작가의 예전 저서들을 챙겨 강원도 원주에서 함께 기차를 타고 왔단다.
“그동안 박사학위를 땄어요. 62살에 박사가 된 거죠. 그리고 여러분, 제가 60에 결혼을 했습니다!”라며 그간의 안부로 북토크의 서두를 연 한비야 작가는 그동안 자신의 삶을 관통한 ‘나눔’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자신의 나눔이 거창한 기부가 아닌, “하루에 딱 한 사람, 아니 하루에 한번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시절 ‘하루에 한 사람 기쁘게 하기’라는 프로젝트를 일기장에 적어두고 시작한 일이 벌써 50년 넘게 이어졌다는 고백은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북토크에 참석한 독자들에게 손을 높이 들어 올려 보라던 한비야 작가는 “우리에게는 손이 두개가 있지요. 하나는 나 자신을 위한 손, 그리고 다른 한 손은 남을 돕는 손입니다!”라며 ‘나눔’은 누구나 해낼 수 있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이라고 말했다.
북토크 후반부에는 그간 작가의 근황을 궁금해했던 독자들의 질의와 작가의 응답이 이어졌다.
―책을 쓰기 위해 여행을 가는 것인지, 여행을 갔다가 책을 쓴 것인지?
“단 한번도 책을 쓰기 위한 여행을 간 적은 없습니다. 여행이나 구호 활동을 하러 떠난 것이고, 거기서 벌어지는 일들과 생각을 잊지 않으려 늘 일기를 썼어요. 그 일기가 모여 책이 된 셈이죠. 저는 평소에도 늘 일기장을 들고 다녀요. 짬이 날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 있었던 일들을 씁니다. 일기를 쓸 때만큼은 온전한 나 그대로와 마주하는 시간이에요. 이번에 쓴 책도 내 일기장이 아니었으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신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그런 시기를 어떻게 극복해왔는가?
“저는 천주교 신자이기도 하지만, 신자가 아닌 분들도 편견 없이 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늘 하느님은 ‘하느님의 때’에 가장 좋은 것을 주신다는 믿음이 있어요. 당장은 어렵고 힘들 수 있지만, 그 시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잘 버틴다면 이후에 반드시 그 이유를 알게 되며 깨닫는 것이 있어요. 그 과정에서 늘 배움이 있고요. 책에도 썼지만 저는 이제 수술을 고려할 정도로 무릎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요. 그래서 예전만큼 다닐 수 없어 아쉽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얻는 것도 많아요. 그동안 뭐든 빨리빨리 하려는 습관을 느긋하게 바꾸게 됐고, 내 나이에 맞게끔 삶의 속도를 조율하게 되기도 했으니까요.”
북토크는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전 오늘 8시까지 여러분과 기쁜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것도 한 건이에요”라는 말과 함께, 이 자리가 작가에게도 ‘하루의 나눔’이었음을 전하는 순간,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글·사진 조한별 중앙북스 에디터
지난 18일 저녁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열린 북토크에 참여한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좋아!’의 작가 한비야. |
윤석열? 김건희? 내란사태 최악의 빌런은 누구 ▶
내란 종식 그날까지, 다시 빛의 혁명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