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 사거리 이면 도로에 있는 ‘서울도시제조허브’는 성수동의 많은 건물이 그렇듯, 오래된 공장을 리모델링해 공유 오피스로 재탄생했다. 각각 계단과 엘리베이터, 각 층에 작은 전시장과 회의실·화장실이 들어선 네 개의 길쭉한 덩어리로 전면을 구성했다.
네 개의 덩어리는 서로 다른 표정으로 도로를 바라본다. 벽돌로 마감한 회의실·화장실 박스, 유리로 마감한 원통형 작은 전시장, 실린더 형태의 계단실, 금속으로 마감한 엘리베이터까지 다양한 재료와 형태로 마치 기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15년 젊은 건축가상을 받은 SOA가 설계한 공공 건축물이다. 단지 낡은 공장을 고쳐 쓰는 수준을 넘어, 도시의 생산 활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도시의 이면에 있던 산업의 기억과 창작의 욕망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미국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은 1896년 저서에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고 역설했다. 서울도시제조허브는 전면 구성을 통해 기능을 형태로 드러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기존 건물의 전면 2층 일부와 하부 구조체를 남겨 진입부로 활용한 구성은 과거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 않고, 기억을 건축적으로 재조립한 것이다. 이는 다시 벽돌로 마감한 회의실·화장실 박스와 어울리면서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는 건물의 정면을 정리해 준다. 건물 안쪽은 충분한 공유 오피스 공간을 마련해 사용자를 고려했다. 공공 건축물이 태생적으로 공공재로 작동해야 함을 생각할 때 서울도시제조허브는 형태나 기능적으로 훌륭한 ‘삶을 위한 기계’라 할 수 있다.
네 개의 덩어리는 서로 다른 표정으로 도로를 바라본다. 벽돌로 마감한 회의실·화장실 박스, 유리로 마감한 원통형 작은 전시장, 실린더 형태의 계단실, 금속으로 마감한 엘리베이터까지 다양한 재료와 형태로 마치 기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15년 젊은 건축가상을 받은 SOA가 설계한 공공 건축물이다. 단지 낡은 공장을 고쳐 쓰는 수준을 넘어, 도시의 생산 활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도시의 이면에 있던 산업의 기억과 창작의 욕망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미국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은 1896년 저서에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고 역설했다. 서울도시제조허브는 전면 구성을 통해 기능을 형태로 드러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기존 건물의 전면 2층 일부와 하부 구조체를 남겨 진입부로 활용한 구성은 과거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 않고, 기억을 건축적으로 재조립한 것이다. 이는 다시 벽돌로 마감한 회의실·화장실 박스와 어울리면서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는 건물의 정면을 정리해 준다. 건물 안쪽은 충분한 공유 오피스 공간을 마련해 사용자를 고려했다. 공공 건축물이 태생적으로 공공재로 작동해야 함을 생각할 때 서울도시제조허브는 형태나 기능적으로 훌륭한 ‘삶을 위한 기계’라 할 수 있다.
이는 공공 건축이 지녀야 할 명확한 태도다. 존재를 과시하지 않지만, 거리의 공기를 조금씩 바꾸며 활력을 불어넣는다. 건축이 사람의 삶에 개입하는 가장 은밀하고도 섬세한 방식. 형태는 기능의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기능이 세상에 남기는 한 조각의 언어가 된다. 이 조용한 건축은 오늘의 생산과 내일의 삶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
[민서홍·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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