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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만으론 안 통해… 조폭 출연에 다이어트까지 활용하는 연애 예능

조선일보 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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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만으론 안 통해… 조폭 출연에 다이어트까지 활용하는 연애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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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심해 눈길 끄는 새 소재 필요
‘불량연애’ ‘잘 빠지는 연애’ 등 화제
넷플릭스 ‘불량연애’에서 남성 출연진 간 몸싸움이 벌어지자 스태프가 말리고 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불량연애’에서 남성 출연진 간 몸싸움이 벌어지자 스태프가 말리고 있다. /넷플릭스


“들어오자마자 왜 시비야?”

연애 예능에서 남성 출연진 간 주먹이 오간다. 지난 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일본 연애 예능 ‘불량연애’는 첫 시작부터 기존 문법에서 벗어났다. 전직 야쿠자, 폭주족, 호스트, 지하 격투기 선수 등 방송에서 보기 드문 인물들이 모여 연애를 한다. 첫 만남부터 시비가 붙고 감정 충돌이 빚어진다. 욕망을 숨기지도, 신체적 접촉을 꺼리지도 않는다. 설렘과 은밀한 플러팅을 전면에 내세운 기존 연애 예능과는 완전히 다르다. 공개 직후 일본 넷플릭스 1위, 한국 3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고, 일본 넷플릭스는 24일 시즌2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연애 예능’이 ‘연애+α’ 구조로 바뀌고 있다. 기존 시청자들이 연애만 보여줘선 반응하지 않기 때문. 기존 ‘하트시그널’ ‘솔로지옥’ ‘나는 SOLO’ 등이 만든, 설렘과 호감, 관계의 미묘한 진전 등으로 구성되는 문법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고, 연애 외의 이야기나 새로운 조건, 과제가 결합된 포맷이 등장하고 있다.

TV조선 ‘잘 빠지는 연애’에서 필라테스 강사가 여성 출연진의 다이어트를 돕는 장면. /TV조선

TV조선 ‘잘 빠지는 연애’에서 필라테스 강사가 여성 출연진의 다이어트를 돕는 장면. /TV조선


지난달 5일 공개된 TV조선 ‘잘 빠지는 연애’는 연애와 다이어트를 결합한 포맷이다. 출연자들이 두 달간 고강도 운동과 식단 관리에 참여하며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체중 변화와 체력의 한계, 감정 기복이 동시에 드러나는 구조. 24일 방송된 8회에선 출연자 9명이 합산 148㎏을 감량한 결과가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참가자들은 “자신감이 생겼다” “스스로를 사랑하게 됐다”고 말하며 신체적 변화가 삶에 대한 태도와 인식의 변화를 이끌고 있음을 보여줬다.

티빙의 ‘환승연애’도 연애 예능 확장의 또 다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이별한 전 연인들이 한 공간에 모여 새로운 사랑과 과거의 관계를 동시에 마주하는 구조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화제성을 키웠다. 지난 10월부터 시즌 4를 방영 중이다. SBS ‘신들린 연애’ 역시 점술가들이 출연해 인연을 찾는 콘셉트로, 연애와 비연애적 요소의 결합을 시도했다. 공희정 방송평론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등장해 연애 예능이 하나의 장르로 정착한 만큼, 설렘과 호감만으로는 더 이상 시청자를 붙잡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제는 관계를 둘러싼 삶의 조건과 서사가 확장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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