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로 인공지능(AI) 시대를 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AI를 넘어 에너지와 안보, 바이오, 자동화 분야로 투자 지형을 넓히고 있다. 오픈AI 경영과는 별도로 개인 자금과 펀드를 활용해 핵융합, 보안, 교육, 로봇 배송, 바이오 안보 등 '문샷' 성격의 스타트업에 대규모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크런치베이스 집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올해 최소 8개 스타트업에 직간접 투자를 단행했다. 생성형 AI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AI 확산이 불러올 전력 수요 급증과 안보·규제 문제를 동시에 겨냥한 포트폴리오라는 평가다.
올트먼 CEO가 올해 투자한 기업 가운데 4곳에 대해서는 개인 엔젤투자가 이뤄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핵융합 발전 기업 헬리온에너지다. 올트먼 CEO는 올해 1월 진행된 시리즈F 라운드에서 개인 자금으로 4억2500만달러(약 6300억원)를 투자했다. 데이터센터 증설과 AI 연산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탄소 배출 없이 대규모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핵융합을 낙점한 것이다.
교육 분야에도 개인 투자가 이어졌다. 올트먼 CEO는 온라인 기반 2년제 대학 '캠퍼스'에 4600만달러를 투입했다. 저비용 고등교육 모델에 AI 기반 학습도구를 결합해 전통 대학교육의 비용 구조를 흔들겠다는 구상이다. 로봇 분야에서는 도심 라스트마일 자동화에 베팅했다. 배달 로봇 기업 코코로보틱스에 지난 6월 시리즈B 라운드에서 8000만달러를 개인 자격으로 투자했다.
나머지 4곳은 펀드나 법인을 통한 투자다. 웹 보안 스타트업 미러탭은 그가 운영하는 올트먼캐피털을 통해 시드 투자를 받았다. 정부·군 보안 업무 자동화를 다루는 컨덕터AI와 태양열 기반 전력 저장 시스템을 개발하는 엑소와트도 펀드 투자에 포함됐다. 바이오 안보 분야에서는 오픈AI가 시드 투자를 주도했다. 바이오 안보 스타트업 레드퀸바이오는 AI가 생물학적 위협에 악용되는 리스크를 사전에 탐지하고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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