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전북 현대 신임 감독. 사진 | 전북 현대 |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전북 현대 새 사령탑, 정정용 감독이 큰 부담을 안은 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전북은 지난 24일 정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1년 만에 팀을 떠난 거스 포옛 전 감독의 후임이다.
부담은 크다. 전북은 2025시즌 최고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 강등 위기에 머물렀던 것과 다르게 K리그1, 코리아컵 동반 우승을 차지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5년 만의 성과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포옛 감독의 그림자는 크고 깊다. 정 감독은 그 안에서 무겁게 출발해야 한다. 웬만한 성과는 눈에 차지 않기 때문이다. 정 감독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전북으로 향했다.
축구 인생의 전환점이다. 정 감독은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을 차지하며 지도자로 크게 도약했다. 한국 남자 축구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르는 위대한 성취였다.
‘폴란드 신화’ 후 정 감독은 2020년 서울 이랜드로 향했다. 그는 전신 개념인 이랜드 푸마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기대 속 프로 사령탑에 올랐지만, 팀의 목표였던 승격을 이루지 못했다. 3년 차에는 시즌 도중 짐을 싸며 커리어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2023년 김천 상무 지휘봉을 잡으면서 정 감독은 다시 주가를 올렸다. K리그2에서 크게 흔들리던 팀을 바로잡아 승격시켰고,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K리그1 3위에 오르며 국군체육부대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김천 정정용 감독.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
전북이 주목한 지점이다. 김천에 들어가는 선수의 수준은 꽤 높다. 국가대표 출신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북과 닮아 있다. 정 감독은 이들을 잘 조련했고, 전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축구를 구사하며 호평받았다. 특히 빠른 공수 템포와 공격적인 축구가 빛났다. 전북에 필요한 모습이다.
서울 이랜드에서 실패가 위험 요소라는 평가가 있지만, 전북은 전혀 다른 시스템을 갖춘 팀이다. 서울 이랜드에서 정 감독은 선수 구성에 애를 먹으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반면 전북은 감독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아도 경쟁력 있는 선수를 수급할 팀이다. 선수단 운영에만 집중할 환경이다.
지금의 전북 사령탑 자리는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다. 성공하면 지도자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체급을 올릴 수 있지만, 부진하면 부담을 더 크게 느껴야 한다. 정 감독에게 2026년은 지도자 커리어에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정 감독은 “K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인 전북 현대의 지휘봉을 잡아 영광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포옛 감독이 닦아놓은 기반 위에 나만의 디테일을 더해, 팬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축구를 선보이겠다”리는 출사표를 던졌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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