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인기 구단과 가장 핫한 지도자 결합
감독과 클럽 모두 '분수령'이 될 도전
최고 주가 지도자 이정효 감독이 최고 인기구단 수원삼성 지휘봉을 잡았다. (수원삼성 제공) |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3번째 승격 도전은 반드시 성공해야하는 '간절한 명가' 수원삼성이 선택한 지도자는 이정효 감독이었다. 광주에서는 더 이상 갈증이 해소되지 않아 새로운 도전을 도모하던 이정효 감독도 과감히 '독이 든 성배'라는 수원삼성 지휘봉을 잡았다.
만약 잘못된 만남으로 끝난다면 구단과 지도자 모두 큰 타격이다. 하지만 승격이라는 결실을 맺는다면, 판 전체를 뒤흔들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수 있다.
수원삼성은 24일 "이정효 감독을 제11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전북현대(정정용 감독), 울산 HD(김현석 감독), 제주SK(세르지우 코스타 감독) 등 1부 빅클럽들의 사령탑 선임 소식이 줄을 이었으나 단연 화제는 K리그2 수원삼성과 이정효의 만남이었다.
지난 2023년 K리그1 최하위로 강등 수모를 당한 수원삼성은, 곧바로 승격을 자신했으나 2년 연속 고배를 마셨다. 2024년에는 K리그2 6위로 PO 무대조차 밟지 못했고 올해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으나 승강 PO에서 제주에 2연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더 이상의 실패는 없다는 절박한 심경으로 신중하게 후보 지도자들을 저울질한 수원삼성은 결국 최근 몇 시즌 K리그에서 가장 '핫'한 지도자로 자리매김한 이정효 감독을 택했다.
광주FC를 이끌며 많은 것을 이룬 이정효 감독은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도전을 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수원삼성 구단은 "명확한 축구 철학과 탁월한 지도 능력 그리고 선수 육성에 강점을 가진 이정효 감독이 팀의 재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면서 "구단의 진정성과 존중의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해 영입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추진했다'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영입전'이었다.
이정효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광주를 떠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구단이 지난 9일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 "시민구단의 재정적 한계 속에서도 최고의 예우를 다할 것”이라며 재계약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으나 이 감독은 '더 큰 무대, 더 큰 도전'을 외쳤다.
과감히 시장에 나온 매력적인 지도자에게 복수의 K리그와 J리그 클럽이 러브콜을 보냈는데, 영입전 승자는 2부리그 클럽 수원삼성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접촉하는 클럽에 '사단'이라 불리는 자신의 코칭스태프 전체 영입을 포함해, 꽤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는데 수원삼성은 모든 것을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정효 감독은 구단 지원과 선수 구성이 부족한 광주FC를 이끌고도 확실한 성과를 냈다. 단발성도 아니고 4시즌 꾸준했다. K리그 지도자들과 선수들도 인정하는 전술가이자 리더십의 소유자다. 하지만 위험 요소도 있다.
불같은 성격과 불필요한 언행으로 다른 구성원들과 마찰을 빚고 종종 구설에 오르는 모습이 논란을 일으켰다. '빅클럽'을 이끈 경험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중소 클럽이나 시민구단을 지도한 것과 기업구단 사령탑은 무게감이 다르다. 과거 '레알 수원'이라 부르던 시절과는 달라졌다고 해도, 수원삼성은 분명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 중 하나다.
최고 인기구단 수원삼성은 과거의 화려한 시간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화려한 과거와 자타공인 최고 인기 구단 수원삼성이 리스크를 감수한 채 쾌남 이정효를 품고, 많은 권한까지 위임하며 힘을 실어준 것은 단순한 변화가 아닌 개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정효 감독에게도 분수령 같을 선택이다. 광주 구단의 만류에도 "금전이나 조건 때문이 아니라, 더 높은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 때문"이라면서 이별을 택했다. 보다 큰 팀을 이끌고 싶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도전이고 선택에 대한 결과도 오롯이 이 감독 몫이다.
선수단, 사무국, 팬들과의 소통부터 미디어의 관심까지 광주FC에서의 그것과는 많은 것이 달라질 공산이 크다. 자신도 빠르게 적응해야한다. 만약 수원삼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이전의 업적도 '광주여서 가능했다' 폄훼될 수 있다.
간절한 팀과 목마른 지도자가 만났다. 내년 K리그2에 아주 큰 흥행요소가 생겼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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