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넣어 개명한 케네디센터에
춤추며 등장해 공로상 시상식 진행
“미국인 요청에 사회 맡아” 주장도
올해 스탤론-크로퍼드 등 수상
춤추며 등장해 공로상 시상식 진행
“미국인 요청에 사회 맡아” 주장도
올해 스탤론-크로퍼드 등 수상
나비넥타이에 검은색 턱시도를 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CBS를 통해 방영된 워싱턴 소재 ‘트럼프-케네디센터 공로상’의 시상식 일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
“오늘은 미국 문화계에서 가장 중요한 밤 중 하나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방송된 ‘트럼프-케네디센터 공로상(Trump-Kennedy Center Honors)’ 시상식의 사회자로 변신했다. 1978년부터 매년 12월에 진행된 이 행사에는 관례적으로 현직 대통령 부부가 참석해 왔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직접 사회를 본 것은 처음이다. 이번 시상식은 앞서 7일 녹화됐고 이날 미 CBS방송을 통해 전파를 탔다.
나비넥타이를 매고 턱시도를 입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상식에서 영화 ‘록키’의 주제곡에 맞춰 춤을 추며 등장했다. 그는 “가짜 뉴스들은 사회자(본인)가 형편없다고 하겠지만 오늘 시청률은 대박일 것”이라며 “우리는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트럼프-케네디센터를 다시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자찬했다.
미국 수도 워싱턴의 대표적인 공연장인 이곳은 18일 명칭을 기존 ‘케네디센터’에서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바꿨다. 녹화가 진행된 7일에는 아직 이름이 ‘케네디센터’였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이 붙은 명칭 변경을 기정사실화하며 이렇게 발언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상식 진행은 그가 10개월 동안 미국의 문화계를 장악하려는 전례없는 노력을 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케네디센터가 성소수자 등을 우대한다며 “더 이상 드래그쇼(남성의 여장 공연), 반(反)미국 선전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후 이사진을 자신의 측근들로 교체한 뒤 스스로 이사장에 취임했고, 센터 이름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행사 예고 글에서 “거의 모든 미국인의 요청에 따라 사회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MC로서 내 능력이 어떤지 봐 달라. 좋다면 전업 사회자가 되기 위해 대통령직을 떠나도 괜찮겠느냐”고 농담했다.
케네디 공로상은 미국 공연예술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된다. 올해 수상자는 영화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 연극 배우 마이클 크로퍼드, 록밴드 키스(Kiss), ‘컨트리 음악의 전설’ 조지 스트레이트, 유명 여성 흑인 가수 글로리아 게이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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