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무소속 의원이 지난 8월 15일 새벽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5.8.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보좌관 명의로 주식을 차명 거래한 혐의를 받는 민주당 출신 이춘석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 그의 주식 투자 금액은 12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가 최근 4년간 공직자윤리위에 신고한 재산은 4억원대다. 자기 재산의 3배나 되는 주식을 차명으로 갖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이 의원이 세비, 출판 기념회 수익금과 경조사비 등을 통해 투자금을 충당한 것으로 파악했다지만, 12억원의 출처를 모두 확인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추가 수사를 통해 모두 밝혀야 한다.
경찰은 “이 의원이 투자금의 90%를 잃었다”며 미공개 정보 활용 의혹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사건의 핵심 의혹을 밝히지 못하고 덮은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때 후보 비서실장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보좌했다. 대선 후엔 국회 법사위원장과 정부의 인공지능 정책을 담당하는 국정기획위원회 분과장 등 핵심 요직을 맡았다. 지난 8월 국회 본회의 도중 네이버 등 인공지능 관련주를 차명 거래했는데, 그날 네이버 주가는 장중 6% 이상 급등했다.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경찰은 단서가 없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에 따르면 이 의원은 금융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만 적용돼 무겁지 않은 처벌로 끝날 것이다. 민주당 출신 대통령 측근 의원이라고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은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태연히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 국정감사에 참여해 정부를 추궁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 의원을 제명한 뒤엔 더 이상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다른 사람 이름으로 돈을 숨기고 있는 의원이 이 의원 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여야 의원의 주식 거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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