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린 2025 한강페스티벌 ‘봄ON한강’에서 시민들이 봄꽃 에어돔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성동훈 기자 |
기후위기 탓일까. 비교적 온화한 날씨, ‘춥지 않은 겨울’이다. 라니냐 발생으로 평년보다 추운 겨울을 예고한 기상청의 발표와는 달리 피부로 체감하는 온도 차이는 크다. 두꺼운 외투를 손에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는 동안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스팔트 위에서 일하는 사진기자 처지에 덜 추운 날씨 덕에 비교적 덜 힘들지만, 한편 겨울답지 않은 겨울 날씨가 걱정되기도 한다. 전신을 파고든 한기가 발끝, 손끝에 모여들어 계절을 실감케 했던 기억들이 멀게 느껴진다. ‘내년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우려고 벌써 이럴까?’ 하는 이른 걱정이 들 정도다.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린 ‘봄ON한강’ 페스티벌. 봄을 콘셉트로 해 꾸며진 대형 에어돔 안은 온풍기가 내뿜는 열기로 그득했다. 에어베드에 누워 좌우를 살피는 시민들의 시야에 조화로 만든 꽃들이 둥글게 이어졌다. 급히 만든 봄이라 접착제와 플라스틱 냄새가 났다. 꽃향기는 어찌할 수 없었나 보다.
아무렴 어떠랴. 포근한 곳에 잠시나마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며 계절을 상상하는 여유를 즐길 수 있으니까. 휴대전화를 들고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담는 손길이 교차했다. 먼저 온 봄도 반갑지만 채 오지 않은 겨울이 더 기다려지는 순간이었다.
사진·글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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