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왼쪽), 입짧은햇님. 사진=스포츠조선DB, 입짧은햇님 계정 |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방송인 박나래에 이어 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을 둘러싼 이른바 '주사 이모'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현직 약사가 문제의 다이어트 약이 마약류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23일 유튜브 채널 '어떤 약사'에 출연한 박지인 약사는 "입짧은햇님 관련 기사에 나온 약 봉투를 보자마자 어떤 조합인지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녹차 추출물, 이른바 '나비약'으로 불리는 펜터민 계열 식욕억제제, 이뇨제, 카페인 진통제 혼합약, 항우울제, 간장약, 위장약이 함께 섞인 과거에 많이 쓰이던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안전성 문제 때문에 이 조합으로 약을 쓰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박 약사는 해당 약 조합과 관련한 사망 사례를 직접 경험했다고도 밝혔다. "근무 약사 시절 통통한 여성 환자가 이 조합의 약을 일주일에 두 세트씩 반복 처방받아 갔다"는 박 약사는 "이후 경찰이 약국을 찾아와 해당 환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했고, 의료 기록을 모두 가져갔다. 이 약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사 속 약을 보는 순간 당시 그 환자가 떠올랐다"며 "제가 취급했던 건 디에타민이었고, 기사에는 푸리민이 등장했지만 디에타민, 펜터민, 푸리민은 모두 '나비약'으로 통칭된다"고 전했다.
유튜브 영상화면 캡처 |
박 약사는 "이 약물들은 모두 향정신성 의약품, 즉 마약류에 해당한다"며 "구조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암페타민 계열로, 쉽게 말해 필로폰과 유사한 계열의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복용 시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각성, 흥분 상태가 되고 식욕이 급격히 억제돼 단기간 체중 감소 효과는 크다"면서도 "내성이 빠르고 부작용 위험이 커 사용 기간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 권고는 4주 이내, 예외적으로도 3개월을 넘기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각성제와 진정제를 동시에 쓰는 식의 처방은 뇌에 큰 혼란을 줘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입짧은햇님은 박나래와 친분이 있는 이른바 '주사 이모' A씨로부터 불법으로 다이어트 약을 제공받고 링거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관련 정황이 보도된 뒤 의료법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고, 입짧은햇님은 지난 19일 "의사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사과와 함께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