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스트로베리 로열 하이티. |
지난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금딸기’ 파동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올해 딸기 시장은 출하량 증가와 함께 한층 안정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가을철 기온과 일조량이 딸기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형성하며 작황이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딸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4.8% 증가할 전망이며 가락시장 기준 설향(특급) 도매가 역시 작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급이 안정되자 호텔 F&B 시장은 기다렸다는 듯 다시 딸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붉은 빛의 강렬한 색감은 SNS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최고의 소재다. 딸기는 디저트부터 식사 대용이 가능한 세이보리로까지 확장성이 넓어 겨울 시즌 대표 메뉴로 활용도가 높다.
미식의 완성, 랍스터부터 트러플까지 곁들인 ‘프리미엄 세이보리’
워커힐 ‘러블리 스트로베리’ |
호텔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딸기 시즌을 해석하며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딸기 디저트 5종과 더불어 랍스터 카나페, 데빌드 에그 등 5종의 묵직한 세이보리를 함께 구성한 ‘베리홀릭 애프터눈 티 세트’를 선보인다. 스파클링 와인 또는 논알코올 칵테일을 선택해 즐길 수 있으며, 가격은 2인 기준 10만 원대 중반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스트로베리 로열 하이티’를 내세웠다. 보다 식사에 가까운 구성이다. 딸기 디저트에 푸아그라 브리오슈, 캐비아와 랍스터를 활용한 세이보리 메뉴를 더해 하이티 특유의 풍성함을 강조했다. 가격은 2인 기준 12만 원이다.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은 프렌치 살롱 콘셉트의 애프터눈 티에 트러플 뇨끼 또는 감바스 같은 메인 디시를 선택지로 넣어 사실상 하나의 코스 요리처럼 즐길 수 있도록 차별화했다고 한다. 가격은 2인 기준 8만9000원이다.
‘가심비’ 잡은 실속형부터 화려한 ‘홀리데이 무드’까지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딸기 프로모션 애프터 눈 티세트. |
합리적인 가격으로 문턱을 낮추거나 연말 분위기를 극대화한 곳들도 눈길을 끈다. 더블트리 바이힐튼 서울 판교는 딸기 슈와 무스 등 디저트와 함께 샌드위치, 크로켓을 곁들인 티 세트를 2인 기준 7만 원대에 선보인다. 코트야드 바이메리어트 서울 판교 역시 3단 트레이 구성의 딸기 애프터눈 티를 비교적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시각적인 화려함에 집중한 프로모션도 활발하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14종의 딸기 디저트를 3단 트레이에 담아낸 ‘러블리 스트로베리’를 통해 독보적인 비주얼을 뽐냈다. 가격은 2인 기준 13만5000원이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당도가 높은 킹스베리 딸기에 트러플 크로크무슈를 매칭해 품격 있는 구성을 완성했으며 가격은 2인 기준 11만 원이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모엣 샹동 한정 샴페인을 결합한 세트를 출시해 화려한 파티 분위기를 원하는 젊은 층을 공략한다.
몬드리안서울이태원, 딸기 애프터눈티세트 프로모션 |
오션뷰와 시티뷰… 풍경 속에 녹아든 딸기의 미학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휴양지 감성을 앞세운 호텔들도 주목받고 있다.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은 65층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시티뷰와 함께 딸기 애프터눈 티를 제공한다. 가격은 2인 기준 7만5000원이다. 카시아 속초는 푸른 동해를 배경으로 딸기 디저트와 세이보리를 결합한 세트를 선보이며 겨울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가격은 2인 기준 9만80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딸기는 여전히 겨울 시즌 호텔 매출을 견인하는 가장 강력한 아이템”이라면서 “올해는 출하량 안정에 힘입어 더욱 다채로운 구성이 가능해졌고, 특히 디저트를 넘어선 미식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세이보리 메뉴를 강화하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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