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서버 메모리 시장이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로 커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256GB DDR5 서버용 메모리 모듈(RDIMM)로 업계 최초 '인텔 데이터센터 인증'을 확보했다. CPU 생태계 영향력이 큰 인텔 '제온 6' 플랫폼에서 호환성과 신뢰성을 공식 검증받았다는 점에서 고용량 DDR5를 데이터센터에 빠르게 확산시키는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5세대(1b) 32Gb D램을 기반으로 256GB DDR5 RDIMM을 구현했고 인텔의 'Intel Data Center Certified' 절차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인증은 인텔의 데이터센터 연구시설(Advanced Data Center Development Laboratory)에서 진행됐고 제온 6 플랫폼과 결합했을 때 성능·호환성·품질을 확인받았다.
인텔 제온 6는 '시에라 포레스트'와 '그래나이트 래피즈' 계열로 구성된 최신 서버용 프로세서 라인업이다. 인텔은 제온 6를 AI와 클라우드 워크로드에 맞춘 플랫폼으로 소개해 왔다. 업계에선 “서버는 검증이 곧 채택”이라는 점에서, CPU 플랫폼 인증을 바탕으로 고용량 DDR5의 고객 도입 문턱을 낮춘 효과가 크다고 본다.
AI 추론 수요가 '긴 문맥(Context length)'과 '리즈닝(Reasoning)'으로 이동하면서, 서버 쪽 메모리 용량 요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자체 평가에서 256GB RDIMM을 탑재한 서버가 128GB 제품 대비 추론 성능이 최대 16%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32Gb 칩을 활용한 설계로 기존 16Gb(1a) 기반 256GB 제품보다 전력 소모를 최대 약 18% 줄였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가 전력 효율(전성비)을 핵심 지표로 보는 만큼 '고용량+저전력' 조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서버 시장 자체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IDC는 2025년 전 세계 서버 시장 가치가 3660억달러로 커지고, 2024년보다 약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가 커질수록 '표준 D램(DDR5)'의 중요도도 다시 올라간다. HBM이 가속기(GPU) 쪽 고수익 제품이라면 CPU가 붙는 범용 서버 메모리는 ‘물량’과 ‘검증’이 곧 수익성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이번 제품은 패키징과 적층 기술도 눈에 띈다. 서버용 모듈은 고속·고용량 요구가 동시에 커지면서 단순히 미세화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간에 들어섰다. SK하이닉스는 HBM에서 핵심으로 쓰이는 TSV(실리콘관통전극) 기반 3차원 적층 기술을 오래전부터 축적해 왔다. 회사는 2013년 TSV를 적용한 HBM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장에선 고용량 DDR5가 'AI 서버 표준 구성'으로 굳어질지 그리고 경쟁사들이 같은 용량·전력 효율 조합을 얼마나 빨리 따라올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다만, 인텔 제온 6 플랫폼에서 '인증'까지 확보한 만큼 SK하이닉스가 서버 메모리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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