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표 초유의 필리버스터 “李 한마디가 법이 되고 있어”

장동혁, 노무현 정신 언급하며 “국회, 여야 대화·타협 없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더불어민주당이 일방 추진하는 내란 전담 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섰다. 당 대표가 직접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서는 건 헌정 사상 최초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이날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서 “비상계엄 특별 재판부 설치법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악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내일 이 법에 표결한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반드시 기억해 달라.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돼야 할 이름”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날 고 노무현 대통령의 글을 소개하며 ‘여야 간 대화와 타협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노 대통령의 글을 언급하며 “다수결은 결코 만능의 방법이 아니다”라며 “실제 민주주의 과정에서는 다수결로 결정을 하기 이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인식의 차이를 좁히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설득과 타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는 다수결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이 이 글의 내용 가운데 과연 하나라도 지키고 있나”라며 “압도적 다수의 힘으로 인정사정 보지 않고 밀어붙이는 것이 여러분이 주장하는 노무현 정신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한마디가 곧 법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문화 개방, 노무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과 한·미 FTA,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과 세종시 건설 계획 수정,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와 공무원 연금 개혁, 모두 여당의 반대에 부딪혔다”며 “대통령이 가장 먼저 설득해야 할 대상은 여당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어떻냐”고 했다.

이어 “1975년 여의도 국회의사당 시대가 열린 이후 지난 50년 동안 우리 현대사를 바꾼 수많은 결정이 이곳에서 이뤄졌다”며 “그러나 국회가 만든 헌법을 국회 스스로 부정하고 반헌법적 법안들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앞장서서 퇴행시키려 하고 있다”며 “정말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의 ‘헌법학’,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 프리드리희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 스티븐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책을 들고 섰다.

장 대표가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이후 오전 11시 40분쯤 민주당에서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서가 제출됐다. 이에 24시간 후인 23일 오전 11시 40분쯤 토론 종결 표결과 함께 해당 법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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