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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李정부 5년 짧다” “교도소서도 인기”, 낯 뜨거운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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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李정부 5년 짧다” “교도소서도 인기”, 낯 뜨거운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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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가 20일 전남도청을 방문해 “사람들이 ‘(윤석열 정부 임기) 5년이 너무 길다’고 했는데, 요새는 ‘(이재명 정부) 5년이 너무 짧다’고 한다”며 “(이 정부가) 더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도 있다”고 했다. 총리로서 현 정부를 자화자찬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주로 접하는 지지층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4년 반 어떻게 참고 견디냐”는 심정인 사람들도 있다.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한 정부라면 전체 국민을 아우르겠다는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한다.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반년이다. 임기의 10분의 1이 지났을 뿐이다. 임기가 짧다고 안타까워할 때가 아니라, 남은 시간을 어떻게 하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할지 겸허하게 고민할 때다. 지나가는 말이라도 총리가 ‘대통령 연임’을 언급한 것도 부적절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성호 법무장관도 국민 앞에서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업무 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교도소 안에서 인기가 좋으시다”고 했다. 대통령 취임 후 가석방이 30% 정도 늘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대통령 듣기 좋으라고 한 얘기겠지만, 재소자에게 인기가 좋다는 것이 칭찬이 될 수 있을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가석방이 늘어나는 것이 형기를 마치지 않고 감옥에서 나오는 사람 입장에선 좋은 일이지만 다른 국민들도 모두 반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대통령도 스스로를 추켜세우기에 빠지지 않았다. 최근 “업무 보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넷플릭스보다 재밌다는 설이 있다”고 했다.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업무 보고에서 대통령이 기관장들을 망신 주는 모습을 보면서 지지층들은 재밌다고 느꼈을지 모른다. 그러나 권력 갖고 갑질하는 것처럼 비친다면서 불편하게 느낀 국민들도 적지 않았다. 생방송 업무 보고를 통해 잘못된 정보들이 여과 없이 국민에게 전달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 보고에서는 잘못된 통계를 인용하는 등 오류도 드러났고, 역사학계에선 위서로 판명난 환단고기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을 잘하면 평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법이다. 낯 뜨거운 자화자찬으로 억지 박수를 끌어낸다고 국민이 고개를 끄덕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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