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세인트 조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의 모습. AFP=연합뉴스 |
호주 시드니의 유대인 축제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 당시 총격범에게 달려들어 총을 빼앗으며 추가 피해를 막은 ‘시민 영웅’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가 온라인 모금으로 250만 호주달러(약 24억4000만원) 이상의 성금을 받았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드니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인 아흐메드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에 개설된 모금 페이지 운영자 재커리 데레니오스키로부터 모인 성금을 담은 수표를 전달받았다. 이번 모금에는 전 세계에서 약 4만3000명이 참여했으며,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도 10만 호주달러(약 9800만원)를 기부했다.
수표를 건네받은 자리에서 아흐메드가 “내가 받을 자격이 있느냐”고 묻자, 데레니오스키는 “한 푼도 남김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아흐메드는 이에 대해 “내가 사람들을 구한 것은 진심에서 나온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는 세계 최고의 나라”라며 “더 이상은 안 된다. 신이시여. 호주를 지키소서”라고 덧붙였다.
인플루언서 재커리 데레니오스키가 호주 시드니 본디 비치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총격범에게 달려들어 소총을 빼앗아 ‘본디 영웅’으로 불리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에게 19일(현지시간) 253만3585호주달러 수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틱톡 캡처 |
아흐메드는 기부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서로, 모든 인간과 함께 뭉쳐라. 그리고 모든 나쁜 일은 잊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계속 나아가라”고 말했다. 다만 성금 사용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4일 시드니 유명 해변 본다이 비치의 유대인 명절 축제에서 인도 출신 아버지 사지드 아크람(50)과 아들 나비드 아크람(24)이 총기를 난사해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장에서 아흐메드는 사지드에게 달려들어 격렬한 몸싸움 끝에 총을 빼앗았으나, 이후 나비드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고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총격범 제압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 사진 유튜브 캡처 |
무슬림인 아흐메드는 2006년에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에서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이주해 시민권을 취득했다. 현재는 현지에서 과일 상점을 운영하며 6살과 5살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직접 병실을 찾아 아흐메드를 위로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기자들에게 “그는 진정한 호주의 영웅”이라며 “아흐메드는 우리나라의 가장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나라가 분열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테러리스트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시드니 세인트 조지 병원에서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를 만나고 있다. AP=연합뉴스 |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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