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슈케크=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에서 철수한다면 즉시 전투를 멈출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무력으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11.28. /사진=민경찬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각) 러시아는 전쟁을 끝내길 원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영토 문제 등을 놓고 논의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서는 러시아 방향으로 확장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했다.
타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진행한 연말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함으로써 분쟁을 평화적으로 종식할 준비가 됐다"며 "2026년은 군사적 충돌 없이 평화롭게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 정권을 포함한 일부에서 특정 형태의 대화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받았다"면서도 "우크라이나는 아직 영토 문제를 논의할 의지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이 분쟁을 평화적으로 끝내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군이 '전략적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적(우크라이나군)이 완전히 격퇴된 뒤 전선의 전략적 주도권이 완전히 러시아군의 손으로 넘어왔다"고 했다.
아울러 "드미트로프(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미르노흐라드)를 완전히 포위했고, 도시의 50%를 장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전선에서 새로운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시베르스크=AP/뉴시스] 11일(현지 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소도시 시베르스크에서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시베르스크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고했다. 2025.12.12. /사진=민경찬 |
유럽 지도자들에 대해선 비난을 이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한 우크라이나 지원 추진에 대해 "강도짓"이라고 비난했다. 관련 합의가 무산된 데 대해선 "강도들에게 심각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EU는 회원국 만장일치로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약 156조원) 상당의 무이자 대출을 합의했으나 러시아 동결 자산을 직접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선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럽에는 신뢰할 수 있는 안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나토의) 확장 금지에 대한 약속은 거짓이었다"며 "몇 차례 확장 물결이 있었다. 나토 군사 시설이 러시아 국경 쪽으로 확장하는 것은 과거에도, 지금도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것은 러시아가 아니다"라며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민스크 협정 틀 내에서 러시아를 기만했기 때문이고 우리는 속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분쟁을 끝내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8월 미·러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타협을 요청받고 그러기로 동의했다며 "공은 서방과 우크라이나 쪽에 있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선 "신뢰할 수 있는 친구, 안정적인 파트너이자 러시아의 동맹"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첨단 기술과 군사 분야에서 협력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협력은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가 세계 안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런 기조 속에서 가까운 미래는 물론 보다 장기적인 역사적 관점에서도 중국 친구들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라고도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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