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가 장기화하며 해외주식 투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를 국내 증시로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토스증권의 국내 주식 거래수수료 전면 무료화 조치를 계기로 수수료 인하·현금 리워드·공모주·연금 계좌 연계 혜택까지 동원한 '국장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 15일부터 내년 6월까지 약 6개월간 국내 주식 거래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다. 기존에는 한국거래소(KRX) 기준 0.015%의 수수료를 부과해왔지만, 이번 이벤트 기간에는 별도 신청 없이 모든 고객에게 수수료를 면제한다. 해외주식 거래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에서 국내 주식 거래를 확대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번 수수료 무료화 조치가 금융당국의 최근 감독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환율 상승 국면에서 해외 주식 투자 확대가 외환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당국이 증권사들의 해외 주식 마케팅을 중심으로 관리·점검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머지않아 1500원 선도 돌파할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최근 소비자 보호와 준법 이슈를 중심으로 해외 주식 관련 판촉 활동까지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책 환경 속에서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마케팅 대신 국내 주식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주식 거래를 전면에 내세우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내 주식 수수료 무료화라는 방식으로 개인투자자 유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토스증권을 시작으로 국내 주식 거래 비용을 낮추려는 움직임도 증권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정규장 거래수수료를 20~40% 인하하기로 했다. 현금성 혜택과 거래 연계 인센티브도 함께 확대되는 흐름이다. 국내 주식 첫 거래 고객에게 규모에 따라 현금을 지급하거나, 계좌 개설과 연계해 소액 캐시백이나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는 이벤트가 잇따르고 있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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