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극배우협회 사상 초유 '별세' 오보 자료로 혼선 빚기도
[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 ‘신의 아그네스’ ‘명성황후’ 등에 출연한 1세대 연극배우 윤석화(69)가 별세했다. 향년 69세.
19일 연극계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지인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고인은 2022년 8월 연극 '햄릿' 무대를 마친 뒤 10월 영국에서 쓰러져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이후 서울에서 세차례 수술을 받은 뒤 항암치료 대신 자연요법 치료에 전념해 오다 3년 여 만에 숨을 거뒀다. 배우로서 마지막 무대는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토카타' 우정 출연이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에 출연하며 연극계 인기를 견인한 스타 배우 겸 연출가였다.
미국 유학 중이던 그가 직접 번역하고 주연한 ‘신의 아그네스’(1983)는 최장기 공연, 10만 관객 신화라는 기록을 세웠고 한국 창작뮤지컬의 효시로 꼽히는 '명성황후'(1995)는 한국과 아시아 창작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며, 누적 관객 200만명, 1300회가 넘는 공연을 기록했다.
‘하나를 위한 노래’(1989), ‘프쉬케’(1991), ‘딸에게 보내는 편지’(1992), ‘덕혜옹주’(1995) 등은 윤석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네 차례 수상했고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이해랑 연극상 등을 휩쓸었다. 2005년 대통령표창과 2009년 연극·무용부문에서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빼어난 미모와 친숙한 목소리로 대중에게도 친근한 배우로 각인돼 있다. 특히 데뷔 전 취입한 '부라보콘', '오란씨' CM송은 당대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유행어를 남긴 커피 CF를 통해 인기 CF 스타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그는 무대 외에도 스크린과 브라운관까지 활동반경을 넓혔다. 2011년 영화 ‘봄, 눈’을 비롯,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3’(202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의 신부’ 등에도 출연했다
배우 활동 외에도 연출과 제작, 잡지 발행과 극장 운영에 나서며 공연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돌꽃컴퍼니’를 설립해 애니메이션 ‘홍길동’ 등을 제작했고, 1999년 공연예술전문 월간지 ‘객석’을 인수하며 발행인 역할을 했다.
2002년에는 서울 대학로의 대표적인 소극장이던 ‘설치공간 정미소’를 세워 17년간 운영하며 후배들이 설 무대를 마련했다. 2004년 연출한 ‘토요일 밤의 열기’로 그해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을 수상했다.
아들과 딸을 입양한 그는 입양기금 마련 자선 콘서트를 꾸준히 개최하는 등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앞장서기도 했다.
하지만 학력위조파문에 휩싸이며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이화여대 재학 중 연극무대에 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2007년 문화예술계 학력위조 문제가 불거지자 직접 학력위조를 고백했다. 2013년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 논란 등으로 대중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한편 한국연극배우협회는 이날 오전 고인이 별세했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고인은 자료 배포 후에도 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가족, 지인들과 이승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합금융 대표와 아들, 딸이 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