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반차장] 중국, EUV 노광장비 시제품 확보…ASML 독점 첫 균열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선전(深圳)의 고도 보안 연구시설에서 EUV 노광장비 시제품을 완성하고 시험 가동에 착수했다. 해당 장비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 현대 무기체계에 사용되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개발된 것으로 미국이 수출통제와 외교 압박을 통해 차단해 온 핵심 기술 영역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제품은 2025년 초 완성됐으며 공장 한 층을 차지할 정도의 대형 설비다. 프로젝트에는 네덜란드 ASML 출신 전직 엔지니어들이 참여해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을 역설계했다. 아직 상용 칩 생산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극자외선 광원을 생성하고 장비를 실제로 구동하는 데는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EUV 노광 기술은 글로벌 반도체 경쟁의 핵심 병목으로 꼽힌다. 머리카락보다 수천 배 얇은 회로를 웨이퍼에 새길 수 있어 최첨단 칩 제조에 필수적이다. 현재 이 기술을 상용화한 기업은 네덜란드 ASML이 유일하다. 대당 약 2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ASML 장비는 TSMC ▲인텔 ▲삼성전자, 엔비디아 ▲AMD 등 첨단 반도체 생태계의 기반이다. 중국에는 단 한 대도 판매된 적이 없다.
중국 당국은 해당 시제품으로 2028년까지 작동 칩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다만 프로젝트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2030년이 보다 현실적인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중국이 서방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최소 10년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보다 빠른 일정이다.
기술적 난관은 여전하다. 특히 독일 자이스(Zeiss)가 공급하는 고정밀 광학계를 대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EUV는 액체 주석에 초당 수만 회 레이저를 조사해 20만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만들고 이를 극도로 정밀한 반사경으로 제어해야 한다. 중국 시제품은 ASML 장비보다 크고 구조가 단순하며 신뢰성과 정밀도는 아직 뒤처진다는 평가다.
이번 프로젝트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우선 전략 중 하나인 반도체 자립 정책의 핵심으로 분류된다. 중국의 반도체 목표는 공개돼 있었지만 선전 EUV 프로젝트는 국가안보 사안으로 분류돼 비밀리에 진행됐다. 총괄은 시진핑의 측근으로 알려진 딩쉐샹 부총리가 맡고 있으며 화웨이(Huawei)가 국책 연구기관과 기업을 연결하는 조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내부 관계자들은 이를 “중국판 맨해튼 프로젝트”라고 표현했다.
인재 확보 역시 공격적이다. 중국은 은퇴했거나 해외에서 활동하던 중국계 ASML 출신 엔지니어들을 집중 영입했다. 일부는 가명 신분증을 발급받아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상태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이후 계약금 300만~500만위안과 주택 보조금 등 파격 조건을 제시하며 반도체 전문가를 끌어모았다.
부품 조달은 제재의 틈을 활용했다. 중국은 구형 ASML 장비에서 부품을 회수하고 2차 시장과 중개 회사를 통해 공급망을 구축했다. 일본 니콘과 캐논의 수출 제한 부품도 일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10월에도 중국 내 경매를 통해 구형 ASML 장비가 거래됐다. 약 100명의 신입 엔지니어는 EUV·DUV 장비를 분해·재조립하며 역설계를 전담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2018년부터 네덜란드를 압박해 ASML의 EUV 장비 대중국 수출을 차단했고 2022년에는 DUV 장비까지 통제를 확대했다. 미 국무부는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동맹국과 협력해 허점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ASML은 “EUV 기술을 모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기술 보호 입장을 재확인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