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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밀경찰서 의혹’ 동방명주 대표, 관세 포탈로 집행유예

조선일보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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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밀경찰서 의혹’ 동방명주 대표, 관세 포탈로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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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밀 경찰서' 운영 의혹을 받는 중식당 동방명주 대표 왕하이쥔씨가 지난 2022년 12월 29일 서울 송파구 동방명주 앞에서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중국 '비밀 경찰서' 운영 의혹을 받는 중식당 동방명주 대표 왕하이쥔씨가 지난 2022년 12월 29일 서울 송파구 동방명주 앞에서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중국 비밀경찰서의 국내 거점이라는 의혹을 받은 서울 송파구 중식당 ‘동방명주’ 대표 왕하이쥔(王海軍)씨가 관세 포탈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구창규 판사는 17일 관세법·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왕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동방명주 법인에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서울에서 다른 훠궈 식당을 운영하면서 동방명주 명의 신용카드로 거래한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아내 임모씨에겐 벌금 200만원이 선고됐다.

중국 비밀경찰서 의혹은 2022년 12월 국제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중국 공안이 해외로 도망친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기 위해 해외 53개국에 102개 비밀 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국내에서는 동방명주가 반중 인사를 감시하고 강제로 중국에 송환하는 비밀경찰 활동의 거점으로 지목됐다.

왕씨는 당시 ‘비밀경찰서 진상규명 설명회’를 열고 “반중 인사 연행은 절대 없었고 그럴 능력과 권한도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중국 유학생 등을 중국으로 일부 돌려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질병 등 돌발적 상황으로 죽거나 다친 중국인이 귀국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라고 했다. 식당 별도 공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과 선전 서적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에 시 주석의 이념에 대해 관심있는 지인이 많아 정식으로 통관을 거쳐 구입해 선물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동방명주가 실제 중국 비밀경찰서의 국내 거점인지에 대해선 국내법을 적용해 수사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어 왕씨는 이와 관련해 기소되지는 않았다. 현행 방첩 업무 규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어 처벌 규정이 없고, 간첩죄 적용 대상은 ‘적국’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왕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2021년 12월 영업 신고 기한이 만료됐는데도 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식당 영업을 계속했다는 것(식품위생법 위반)과 비밀경찰서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구청 허가를 받지 않고 식당 외벽에 대형 전광판을 무단 설치한 혐의(옥외광고물법 위반) 등이다. 불법체류자 27명을 고용한 혐의와 허위로 관세 신고를 해 세금을 포탈한 혐의 등도 받았다.


이날 왕씨는 관세 포탈과 동방명주 명의 신용카드를 아내의 다른 식당 영업에 빌려준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 동방명주 미신고 영업에 대해 구 판사는 “일반음식점 영업신고는 기속행위로 기한을 부과할 수 없기 때문에 이미 영업신고한 동방명주 운영은 미신고 영업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불법체류자 고용에 관해선 “관세법 위반죄를 수사하기 위해 받은 압수수색 영장으로 압수한 전자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단서가 나왔는데 추가 영장을 받지 않고 수색했기 때문에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했다. 전광판 설치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며 면소 판결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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