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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강변 막는 48층 장벽?....'더 크게' 신반포2차 재건축 급제동

머니투데이 이민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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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강변 막는 48층 장벽?....'더 크게' 신반포2차 재건축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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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한학자 통일교 총재 최측근 소환 조사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조감도/사진제공=현대건설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조감도/사진제공=현대건설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서울시 통합심의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 반포 한강변 일대 주요 단지보다 더 높은 '조망선'(스카이라인)을 내세운 정비사업 계획안이 경관축을 훼손할 수 있다는 '한강변 차폐감' 우려에 부딪히면서, 조합은 건축계획 전반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신반포2차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설계안 등 정비사업계획을 변경하라는 취지의 통합심의위원회 심의결과 조서를 통보했다. 앞서 이달 4일 열린 서울시 제12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서초구 잠원동 73 일대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사업 심의안은 보류됐다. 한강변 '차폐감'(소음·시각적 요인 차단 정도) 등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건축계획 재조정하라는 취지의 보완 요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비사업 통합심의는 도시계획·경관·교육·교통 등 관련 심의 절차를 한 번에 진행해 사업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제도다. 통상 조합이 자치구에 계획을 제출하면, 서울시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수개월 내 결과가 통보된다. 신반포2차 조합은 올해 7월 초 통합심의를 접수했다.

이번 신반포2차 통합심의가 보류된 결정적 이유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설계안 등 시각적 요인으로 알려졌다. 신반포2차 재건축 후 아파트 한강과 마주한 주동 높이가 48층(170m), 폭이 100m에 달하는 상황이다. 한강변 1열 전체 단지 폭은 700m에 달한다. 한강 경관을 가로막는 거대한 아파트 장벽이 생기는 셈이다. 래미안 원베일리, 아크로리버파크 등 한강변 일대 다른 단지는 1열 높이가 20층 이하, 개별 폭은 30~40미터 수준으로 파악된다. 올해 현대건설이 수주한 압구정2구역 재건축 설계안도 단지 최고 높이 150m, 전체 단지 폭은 465m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시민공원에서 서초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국내 한 부동산 플랫폼 업체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84∼85㎡(국평) 아파트의 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는 지난달 2일 60억원에 거래된 래미안원베일리라고 밝혔다. 2024.09.18.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시민공원에서 서초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국내 한 부동산 플랫폼 업체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84∼85㎡(국평) 아파트의 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는 지난달 2일 60억원에 거래된 래미안원베일리라고 밝혔다. 2024.09.18.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신반포2차는 현대건설이 지난해 말 수주한 재건축 단지다. 재건축 후 아파트명은 최고급 주거단지 브랜드를 적용한 '디에이치 르블랑'으로 지하 4층~지상 49층, 12개 동, 총 2056가구다. 총공사비는 1조2831억원으로, 3.3㎡(1평)당 950만원 수준이다. 특히 인근 원베일리(35층)보다 더 높고 큰 '랜드마크 아파트'를 표방하며 설계에 공을 들였다. 건축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2포잠박'(2PORTZAMPARC)과 협업했다. 2포잠박은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과 엘리자베스 드 포잠박 부부가 설립한 글로벌 건축 설계사무소다.

현대건설과 2포잠박이 제안한 설계안에 따르면 아파트 외벽은 기존 고급 아파트에 자주 사용하던 커튼월룩을 적용하는 대신 고가의 이탈리아 세라믹 패널 장식을, 외형은 기존 아파트처럼 네모반듯한 성냥갑 모양 대신 항아리를 연상케 하는 파사드 디자인을 적용했다. 모든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전체 동에 6m(3층) 높이의 필로티 구조를 넣었다. 1층이 다른 아파트의 4층 높이와 비슷해졌다.


파격적인 외관과 전 가구 한강 조망권 등 공을 들인 설계가 오히려 독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는 통합심의 지적 사항인 차폐감 문제가 개선 안 될 경우, 인허가는 불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해당 조감도가 공개됐을 때부터 인허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서울시 통합심의 보류 결정으로 재건축 사업 절차도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반포2차 조합 측은 현대건설 등 협력업체와 대응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번 주 통합심의 보류 내용을 검토해서 시공사 등과 대응안을 마련해 추후 사업 일정에 차질이 안 생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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