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광주FC 감독. 사진캡처=쿠팡플레이 중계화면 |
유병훈 FC안양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패션처럼 축구 전술 유행도 돌고 돈다. 네 명의 수비수를 두는 '포백'(Back4) 전술이 K리그에서 다시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15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하나은행 K리그1 2025'에 참가한 12개팀의 포백 사용 비율이 약 84.2%에 달했다. 이는 2023시즌 약 60.3%, 2024시즌 약 80%에서 늘어난 것이다. 불과 2년 전과 비교해도 스리백 혹은 파이브백을 사용하는 팀의 숫자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포백의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다.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개 구단의 포백 비율은 81.7%에 달했다. 2020~2021시즌 70%, 2022~2023시즌 79.3%에서 점점 늘어 80%대를 돌파했다. 이번 2025~2026시즌에도 맨유, 크리스탈팰리스, 울버햄튼, 웨스트햄 등 4팀 만이 스리백으로 개막전에 임했다. 시즌 중 감독 교체에 따라 주 포메이션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포백 비율이 80%대다.
구체적으론 전통적인 포메이션으로 일컬어지는 4-4-2 포메이션을 사용한 K리그팀이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가장 많았다. 4-4-2 사용 빈도가 2023시즌 90회에서 2024시즌 203회로 두 배 이상 크게 늘었고, 올 시즌엔 233회였다. 두 팀 중 한 팀이 4-4-2를 썼다고 해도 무방하다. 2위 대전하나, 3위 김천 상무, 4위 포항 스틸러스, 5위 강원FC, 6위 FC서울, 7위 광주FC, 8위 FC안양, 9위 울산 HD, 12위 대구FC 등 9개팀이 올 시즌 4-4-2를 가장 많이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김천과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38경기 전 경기를 모두 4-4-2 포메이션으로 치렀다.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4-4-2 다음으론 4-3-3(91회), 3-4-3(46회), 4-2-31(33회), 3-5-2(22회), 4-5-1(21회), 4-1-4-1(5회)순으로 사용 빈도수가 높았다.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은 원톱에 양 윙을 세우고 스리 미들로 중원 싸움을 펼치는 4-3-3 포메이션으로 팀의 10번째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전북은 딱 두 경기에서만 다른 포메이션(3-4-3, 4-2-3-1)을 썼다. 일관되게 한 길을 걸었다는 사실을 포메이션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성적 부진으로 고생한 하위권팀들은 다양한 포메이션을 돌려 썼다. 다이렉트 강등된 대구와 가까스로 잔류한 울산은 시즌 중 감독이 교체되는 불안한 흐름 속 나란히 6개의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포백과 스리백을 오갔다. 승강 플레이오프(PO) 끝에 강등된 10위 수원FC와 승강 PO 끝에 잔류한 11위 제주 SK도 각 5개의 포메이션을 썼다. 안양과 포항도 5개의 포메이션을 썼지만, 대구, 수원FC 등과 달리 포메이션의 변화가 팀에 다양성을 입히며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진 케이스다.
포메이션 자료는 각 구단이 프로축구연맹에 제출한 포메이션을 근거로 했다. 실제 경기장에서 활용하는 포메이션은 팀 내부 사정과 감독 의도에 따라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