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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column] 메시-호날두의 라스트 댄스, 2026 월드컵이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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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column] 메시-호날두의 라스트 댄스, 2026 월드컵이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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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축구 역사상 이토록 길고 치열한 전쟁이 있었을까. 지난 10여 년간 세계 축구계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두 개의 태양 아래 양분되었다. '메호대전'이라 불린 이 거대한 서사는 단순히 누가 더 잘하느냐의 논쟁을 넘어, 한 시대를 정의하는 문화 현상이었다. 발롱도르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극한으로 밀어붙였던 두 영웅의 라이벌리는 이제 그 종착역인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해 달리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의 해가 밝아오는 지금,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심장은 다시 한번 두 선수를 향해 뛰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의 인터뷰를 보면 이번 대회가 왜 우리에게 그토록 절실한지를 증명한다.

최근 인터뷰에서 "2026년이 커리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며 배수진을 친 호날두, 그리고 "팀에 짐이 된다면 뛰지 않겠다"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품격을 보인 메시. 한 명은 가장 화려한 피날레를 위해 칼을 갈고 있고, 다른 한 명은 가장 아름다운 퇴장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다.

서로 다른 온도 차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목표, 2026년 월드컵 우승을 위해 달리는 두 전설. 그들의 '라스트 댄스'가 단순한 참가를 넘어, 축구 역사에 남을 중요한 대회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여다본다.

# 엇갈린 행선, 그러나 시선은 하나로

카타르 월드컵 이후, 두 전설의 행선은 지구 반대편으로 갈라졌다. 메시는 월드컵 트로피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춘 뒤, 축구의 불모지라 불리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건너가 축구의 재미를 전파하고 있다. 반면 호날두는 유럽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SPL)라는 낯선 땅을 개척하며 많은 스타 선수들이 SPL로 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둘의 시선은 이제 2026년을 가리키고 있다. 메시는 33경기 35골 21도움 공격포인트 56개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팀의 MLS컵을 우승시키며 이미 개최국 북중미에 대한 환경 적응을 마친 상태이다. 호날두 또한 25-26시즌 9경기 10골 1도움으로 나이를 잊은 득점 페이스를 유지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 중이다. 리그의 수준이나 환경은 다르지만, '국가대표 유니폼'의 무게를 견디기 위한 그들의 예열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 불혹의 승부수, '지배력'에서 '효율성'으로의 변화

그렇다면 2026년, 불혹이 된 이들이 전성기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까? 냉정히 말해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지배하던 과거의 활동량은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필자는 이들이 보여줄 '노련한 효율성'이 오히려 이번 월드컵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메시의 승부수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만들어내는 최대의 효율'이다. 최근 인터뷰에서 "신체적으로 완벽해야 짐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듯, 그는 무리한 돌파 대신 경기장 전체를 조망하는 '플레이메이커'로서 팀의 뇌가 될 것이다. 메시는 더 이상 11명을 제칠 필요가 없다. 상대 수비진 전체를 무력화시키는 단 한 번의 킬 패스, 혹은 결정적인 순간의 왼발 킥 한 방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반면 호날두의 무기는 '타협하지 않는 결정력'이다. "2026년이 확실한 마지막"이라며 스스로 퇴로를 차단한 그의 결기는 곧장 골문 앞에서의 집중력으로 이어진다. 전성기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줄었을지언정, 박스 안에서의 위치 선정과 공중볼 장악력, 그리고 골 냄새를 맡는 본능은 데이터가 증명하듯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는 팀원들이 만들어준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가장 확실한 마침표'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 북중미라는 변수, '전설'들이 보여줄 마지막 품격

이들의 '라스트 댄스'가 펼쳐질 무대가 북중미라는 점과 월드컵이 개편된 것 또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월드컵은 처음 시행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 거리와 시차, 그리고 낯선 환경은 그 어떤 선수들에게도 부담이다.

하지만 메시는 이미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는 미국에서의 익숙함을 무기로 가질 것이며, 호날두는 전 세계 어디를 가든 홈으로 만들어버리는 압도적인 스타성으로 분위기를 장악할 것이다. 음바페, 홀란, 비니시우스 등 2020년대 세계 축구를 이끄는 스타들이 즐비한 정글 속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두 노장이 보여줄 품격과 리더십은 기록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이것이 우리가 그들의 마지막 월드컵을 간절히 기다리는 진짜 이유다.

# 마지막에 웃을 자는 누구인가, 아직 쓰이지 않은 마지막 페이지

낭만적인 '라스트 댄스'라는 표현 뒤에 숨겨진 본질은 결국 마지막 대결이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두 전설이 서로에게 건네는 아름다운 작별 인사가 아니다. 누가 이 지독한 라이벌리의 마침표를 찍고, 최후의 웃음을 짓는 자가 누구일지 결정짓는 것이다.


시나리오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메시가 월드컵 2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으며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신의 성역'을 영구히 봉인할 것인가? 아니면 호날두가 기적 같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카타르 월드컵 이후 벌어졌던 메시와의 격차를 줄이며 축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대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을 지키려는 자와, 왕좌를 빼앗아 마지막에 웃으려는 자. 전 세계 축구 팬들은 이제 숨을 죽이고 그들을 지켜봐야 한다.

10년 전쟁의 피날레, 그 거대한 막이 오르고 있다. 과연 메호대전의 마지막 페이지에 승자로 기록되며 최후의 웃음을 지을 자는 누구일까?


글='IF 기자단' 6기 양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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