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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37번 하지 말걸"···여배우 닮으려고 17억 썼는데, 그녀가 '나락' 간다면

서울경제 김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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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37번 하지 말걸"···여배우 닮으려고 17억 썼는데, 그녀가 '나락' 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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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유명 배우 판빙빙을 닮기 위해 거액을 들여 수십 차례 성형수술을 받은 여성의 인생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판빙빙 닮은꼴’로 유명세를 탔지만, 정작 판빙빙의 몰락 이후 삶의 방향을 다시 바꿔야 했다는 사연이다.

15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선전 출신의 허청시(31)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약 800만 위안(약 17억원)을 들여 총 37차례의 성형수술을 받았다. 쌍꺼풀 수술만 세 차례에 이를 정도로 그는 의료진에게 “판빙빙과 최대한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허청시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형을 강행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모가 이를 막으면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고까지 말할 정도로 집착이 강했다. 결국 그는 판빙빙과 놀라울 만큼 닮은 외모를 갖게 됐고, 2016년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리틀 판빙빙’이라는 별칭과 함께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에서 단역 제의가 이어지며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허청시는 자신의 성형을 담당했던 의사 위샤오취안과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위샤오취안 역시 판빙빙의 당시 연인이었던 배우 리천을 닮기 위해 여러 차례 성형수술을 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판빙빙·리천 커플 복제판’으로 불리며 각종 상업 행사에 초청됐고, 2017년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이듬해 허청시가 남편의 외도를 폭로하며 두 사람은 이혼했다.

같은 해, 허청시의 인생에 또 다른 전환점이 찾아왔다. 판빙빙이 탈세 스캔들로 약 8억8400만 위안(약 1850억원)에 달하는 추징금과 벌금을 부과받고 중국 내 연예 활동이 사실상 금지되면서다. 판빙빙의 이미지가 급락하자, ‘닮은꼴’로 활동하던 허청시 역시 온라인에서 조롱의 대상이 됐고 연기 활동 제의도 끊겼다.

이후 허청시는 판빙빙과의 유사성을 줄이기 위해 추가 성형을 받으며 이미지를 바꾸려 시도했다. 몇몇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본격적인 배우 활동보다는 패션 블로거와 라이브 스트리머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현재 그는 약 33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패션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이다.


허청시는 지난해 공개된 영상에서 “나는 판빙빙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며 “내 삶의 원칙은 남을 기쁘게 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판빙빙은 여전히 중국 내 활동이 제한된 상태지만 해외에서는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최근 대만 금마장(골든호스) 시상식에서 영화 ‘지모’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나, 해당 소식은 중국 현지 언론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김여진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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