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권수연 기자) 양민혁(포츠머스)이 뜬금없이 스페인과 연결됐다.
토트넘 전담 매체 '토트넘홋스퍼뉴스'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가 양민혁 영입을 위해 토트넘과 예상치 못한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레알 마드리드는 현재 챔피언십 리그(2부)에서 임대 생활을 하고 있는 토트넘의 양민혁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소식은 스페인 '피차헤스'를 인용해온 것이다. 스페인 축구 관련 소식을 주로 전하는 '피차헤스'는 이틀 전 독점 보도를 통해 "레알 마드리드는 단기적 목표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영입할 수 있는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양민혁의 이름을 언급했는데, 매체는 "그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젊은 선수에게 투자하는 클럽 전략에 부합하는 선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어 "구단 계획에 따르면 양민혁은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B팀)에 곧바로 합류할 예정이다. 발데베바스 감독은 경기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양민혁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고 스페인 축구에 적응하며,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카스티야가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상적 선수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차헤스'는 외신 언론들 가운데서도 공신력이 떨어지는 매체로 혹평받는다. 굵직한 스타급 선수들과 스페인 클럽 사이의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지만 정확하게 맞춘 링크가 거의 없는 편이다. 무엇보다 현재 영국에서 차츰 적응하고 있는 양민혁이 여러가지 리스크를 감수하며 타 국가로 갑자기 건너갈 만한 이유도 없는 상황.
K리그1 강원에서 맹활약하며 10대 초신성으로 떠오른 양민혁은 지난해 여름 토트넘으로의 깜짝 입단 소식을 전했다. 그해 12월에는 팀에 조기 합류했지만 빅클럽 경험이 없어 처음부터 경험치를 쌓아야했다. 1군 데뷔전 기회는 당연하겠지만 주어지지 않았다. 대신 양민혁은 곧바로 2부 팀인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에 임대됐다.
그는 그곳에서 14경기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2부 팀인 포츠머스의 존 무시뉴 감독이 양민혁의 번득이는 재능을 주목했다. 무시뉴 감독은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고 양민혁이 토트넘에 돌아오자 곧바로 자신의 팀으로 데려갔다.
다만 양민혁은 건너가기 무섭게 부상을 입어 9월 한 달을 거의 통째로 쉬어야 했다. 이후 복귀해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몰아치는 등 활약했지만 기복을 피할 수는 없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기존 주전인 조시 머피가 부상에서 복귀하며 선발 기회까지 도로 반납했다. 그나마 최근 세 경기에서는 연속 선발로 나섰지만 뚜렷한 활약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16일 기준 양민혁이 포츠머스에서 기록한 성적은 14경기 출전에 2골 1도움이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영국 축구에서 어렵게 적응하고 있는 그가 다시 '제로베이스'의 리스크를 지기에는 타이밍이 좋지 못하다.
레알 마드리드 리저브팀으로 이적해 펄펄 나는 활약을 펼친 후, 1군으로 올라선다는 보장이 있다면 도전해볼만 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의 양민혁은 포츠머스에서 선발 기회를 얻는 것도 사실상 쉽지 않다. 더군다나 아직 원소속팀 토트넘에서도 보여준 것이 없다.
'토트넘홋스퍼뉴스'도 이와 같은 점을 지적했다. 매체는 "양민혁은 포츠머스에서 간간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아직 무시뉴 감독의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는 못했다"며 "물론 양민혁이 10월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던 것은 맞고, 이것이 레알 마드리드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양민혁의 부진한 경기력을 고려하면 토트넘은 이 유망주를 매각하고 싶은 유혹에 젖을 수도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양민혁에 대한 인내심을 더 가져야 한다"고 짚었다. 매체는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은 이 소년을 1월 QPR에 임대보낸 후 다시 포츠머스로 재임대했다. 이 윙어는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데는 실패했지만 간혹가다 번득이는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팀은 양민혁을 더 유심히 지켜보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의 포츠머스 임대 생활은 순조롭지만은 않지만, 시즌은 길고 양민혁은 포츠머스의 2부 잔류에 중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클럽 가운데서도 레알 마드리드가 양민혁에게서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상 토트넘의 영입 능력과 더불어 장기 계약을 맺은 양민혁에게 보내는 찬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차헤스는 양민혁의 몸값으로 700만 유로(한화 약 120억원) 가량을 예측했다. 이에 토트넘홋스퍼뉴스는 "토트넘이 제시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금액을 감안할 때, 양민혁을 조기에 팔아치우는 것은 그의 성장으로 인한 이점을 없애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한편 포츠머스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21일 자정에 프라이드 파크 스타디움에서 더비 카운티와의 챔피언십 리그 경기에 나선다.
사진=포츠머스 SNS, 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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