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네무 쿠사노의 만화 중 일부. (출처: SCMP) |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오채연 인턴기자 = 일본의 한 여성이 남편의 반복된 외도 속에서도 희귀병을 앓는 아들을 홀로 키워온 자신의 삶을 만화로 만들어 공개해 누리꾼들에게 공감과 응원을 받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인 여성 네무 쿠사노는 남편이 수차례 외도를 저지르는 사이 희귀병을 앓는 아들을 홀로 키워온 자신의 사연을 만화로 만들어 공개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쿠사노는 지인 소개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녀는 남편이 '성실하고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라고 믿으며 그를 전적으로 신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아들은 전 세계에 환자 수가 채 30명도 되지 않는 희귀 질병을 안고 태어났다. 남편은 장시간 근무와 잦은 외출로 집을 비웠고, 쿠사노는 홀로 양육을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어느날 남편의 가방에서 콘돔과 최음제를 발견하면서 쿠사노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남편은 자신의 외도가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스트레스는 밖에서 풀고, 집에는 가져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반성의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쿠사노는 남편의 휴대전화 기록을 하나하나 대조한 끝에 총 520건의 외도 사실을 확인했다. 그중에는 유흥업소 여성과 포르노 배우도 포함돼 있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복수하려 했지만, 그 과정이 아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후 그녀는 남편과 함께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남편이 학창 시절부터 성 중독증을 앓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녀는 남편의 성 중독증 사실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들을 위해 남편과 소통을 시도했고, 치료에도 동행했지만 결국 별거 후 아들을 홀로 키우기로 했다.
쿠사노는 일본 만화가 피로요 아라이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이야기를 만화로 제작했으며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도 출간했다. 그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사랑하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녀의 이야기는 중국 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한 누리꾼은 "중국의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여성들이 남편의 외도를 감추는 경우가 많다"며 "쿠사노가 자신의 고통을 공유하고 다른 이들에게 용기를 준 것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아내라는 이유로 남편의 잘못까지 짊어질 필요는 없다"며 "나와 아이를 위해 더 나은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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