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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결심→軍 인사→명분 조성→실행… 계엄은 돌발 아닌 계획 [내란특검 수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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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결심→軍 인사→명분 조성→실행… 계엄은 돌발 아닌 계획 [내란특검 수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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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사로 본 타임라인

2022년 만찬서 “비상대권” 언급
이듬 해 인사 통해 군 지휘 장악
2024년 군 상대 계엄 필요 주입
다양한 북 도발 유도, 명분 노려
尹의 ‘2024년 총선 후 고려’ 반박

특검, 249건 사건 접수 215건 처리
윤·한덕수·추경호 등 27명 기소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준비 시점을 2023년 10월 이전으로 특정하면서, 그 근거로 2022년 11월 윤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발언과 2023년 10월 군 장성 인사,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 내용 등을 제시했다.

조은석 특검은 15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에서 “윤 전 대통령 등은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 선포를 준비했다”며 “2024년 4월 22대 총선 훨씬 전부터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김 전 장관은 노상원·여인형과 비상계엄을 순차 모의하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는 계엄 검토 시점이 더불어민주당에게 대패한 총선(2024년 4월) 이후였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보다 약 1년 앞선 시점이다.

‘정치인 체포명단’ 선명한 특검 발표문 15일 조은석 특별검사가 들고 있는 발표문에 ‘선거구 조정’, ‘정치인 체포명단’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을 수사해 온 내란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목적을 ‘권력 독점과 유지’로 규정했다.   최상수 기자

‘정치인 체포명단’ 선명한 특검 발표문 15일 조은석 특별검사가 들고 있는 발표문에 ‘선거구 조정’, ‘정치인 체포명단’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을 수사해 온 내란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목적을 ‘권력 독점과 유지’로 규정했다. 최상수 기자


특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내겐 비상대권이 있다”, “내가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싹 쓸어버리겠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이 발언에 계엄 선포를 염두에 둔 인식이 내재돼 있었으며, 계엄 검토가 지속돼 왔다고 판단했다.

계엄 실행을 위한 구체적 준비 단계는 2023년 10월 군 장성 인사를 전후해 본격화된 것으로 봤다.

그 근거로는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이 해당 시기 육군참모총장·방첩사령관·지상작전사령관 등 군 장성 인사 방안과 비상계엄 시 진압군이 될 수 있는 9사단과 30사단에 대해 논의했고, 이후 실제로 같은 달 육군참모총장 박안수, 방첩사령관 여인형, 9사단과 30사단을 관할하는 지상작전사령관이 보임됐다는 점이 제시됐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믿을 만한’ 장성들을 요직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조 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은 계엄 선포 시기를 2024년 4월 총선 이후로 확정한 뒤 방법을 계속 논의해 왔다”며 “같은 해 3월부터 군 사령관들을 상대로 군이 나서야 된다는 등 비상계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시키고 계엄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의지를 주지시켰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에 대한 의지를 품고, 사후적 동기 마련에 나섰다고도 결론내렸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명분 조성을 위해 2023년 10~11월 비정상적인 군 작전을 통해 북한 도발을 유도했지만 실패했다는 것이다. 조 특검은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무력 도발을 유인할 목적으로 같은 해 10월부터 다양한 비정상적 군사작전을 실행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수사는 6월18일부터 180일간 진행됐다. 조 특검과 특검보 6명, 검찰·공수처·경찰·국방부·감사원 파견 인원 등 238명이 투입됐다. 특검은 검·경 이첩 사건과 고소·고발 건 등을 포함해 249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리했고, 윤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등 27명을 재판에 넘겼다. 나머지 34건은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이첩된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현복)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노 전 사령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2490만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민간인이던 노 전 사령관이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제2수사단’을 구성할 목적으로 군사 정보를 제공받고 진급을 이유로 군 장성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실체적인 요건도 갖추지 못한 계엄이 선포 단계까지 이를 수 있게 하는 동력 중 하나가 됐다”며 “단순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나 알선수재 범행의 죄책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라는 결과를 야기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제2수사단 구성이 ‘대량 탈북 사태에 대비한 것’이라는 노 전 사령관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11월까지 군에서 인지한 대북상황에 별다른 변동은 없었다”며 “대량 탈북 대비 요원 선발이었다면 전라도 인원을 빼라는 등의 요구를 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아름·안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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