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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동기 밝히고 공무원 ‘헌법 책무’ 지적한 특검···“김건희·조희대 개입은 확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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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동기 밝히고 공무원 ‘헌법 책무’ 지적한 특검···“김건희·조희대 개입은 확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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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12·3 불법계엄에 대한 180일 간의 특별검사 수사가 마무리됐다. 조은석 내란 특검은 반년간 237명의 수사팀을 이끌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불법계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27명을 기소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 선포를 준비했다고 결론 내렸다.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하기 위해 ‘내란’을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또 김건희 여사의 ‘사법 리스크’도 권력 유지를 목적으로 한 계엄 선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다만 김건희 여사의 계엄 개입 의혹은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등이 연루된 일부 사건은 마무리 짓지 못한 채 경찰로 넘겼다.

특검은 1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불법계엄 목적·수단 밝힌 특검···국무위원 ‘헌법 책임’ 지적도


특검은 지난 6월18일 수사 개시 이후 전날 수사를 마치는 동안 총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리했고 34건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보냈다고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재구속했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태용 전 국정원장을 구속기소 했다. 수사 과정에서 현직 국회의원도 31명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수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이 그의 ‘권력 독점·유지’를 위한 도구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전 수사에서 거의 들여다보지 못했던 무인기 북파 작전의 불법성을 규명하고,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구실을 만들기 위해 이 작전을 단행했다는 점도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외환(일반이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윤 전 대통령은 불법계엄 선포 당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2024년 4월 총선 이후 정치 상황을 계엄 선포의 이유로 들었다. 국회가 정부 관료와 검사를 탄핵하는 등 행정 업무를 마비시키고, 다음 해 예산에서 예비비를 비롯한 각종 사업들의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했으며,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해 ‘입법 독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비상대권’을 염두에 두고 여러 차례 주변에 이를 언급했으며, 2023년부터 이를 위한 물밑 작업을 벌였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25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자리에서 ‘나에게 비상대권이 있다. 내가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싹 쓸어버리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보다 앞선 2022년 7∼8월 윤 전 대통령이 총선 이후 계엄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는 사정기관 고위직 출신 진술도 확보했다. 특검은 김 여사의 ‘사법리스크’ 역시 윤 전 대통령이 불법 계엄을 선포하게 된 동기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특검은 이례적으로 수사를 통해 국무위원과 국회의원 등 고위 관료·정치인의 헌법적 책임도 지적했다. 특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전 원내대표) 등을 내란 우두머리 방조·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관여한 사실에 비해 무리한 처분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특검은 그 자리의 무게를 생각하면 혐의가 가볍지 않다고 봤다.


박지영 특검보는 “지위가 높을수록 조그마한 보폭도 계엄에 대한 동조나 협력이 된다“며 ”그 행위가 크게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사람의 행동이나 역할은 그의 지위와 같이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관여 증거 없어···법원·검찰 개입설도 사실무근”


특검은 김 여사의 불법계엄 가담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그가 계엄과 관련된 모임에 참석한 사실이 없고, 계엄 당일 성형외과에 방문하는 등 계엄과는 동떨어진 행적을 남겼다는 점이 근거였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가 계엄 이후 ‘당신 때문에 망쳤다’는 취지로 윤 전 대통령을 원망하며 부부끼리 크게 다퉜다”는 김 여사 측근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불법계엄 다음 날 벌어진 삼청동 대통령실 안전가옥 회동에 대해서도 단순 친목 모임이 아니라 계엄 대응 논의를 위한 자리라고 판단했다. 다만 특검은 ‘사후 방조’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이 모임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법원과 검찰이 불법 계엄에 조직적으로 가담했다는 의혹도 사실무근이라고 봤다. 특검은 계엄 선포 당시 계엄사령부에서 대법원에 인력 파견 등 협조 요청을 한 것은 맞지만 다른 29개 부처에도 같은 요청을 했고, 당시 대법원 실무자가 이를 거절한 점을 볼 때 대법원 지휘부가 여기에 동조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검찰청과 국정원의 포렌식 수사 요원 파견 의혹에 대해서도 특검은 거짓말 탐지기, 당일 위치추적 등 수사를 이어나간 결과 검찰·국정원 수사관이 출동하거나 대기, 관련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특검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재명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졸속 심리 의혹, 지귀연 부장판사의 불법적인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 의혹, 추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 등도 불기소 처분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했던 내란 특검팀의 조은석 특별검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검에서 180일간의 수사 기간을 마치고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했던 내란 특검팀의 조은석 특별검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검에서 180일간의 수사 기간을 마치고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공정성 시비’ 심우정 처분은 경찰에···정진석·노상원·잔여 군경 사건도 이첩


특검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있거나 현실적인 이유로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은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첩 사건은 총 34건으로 파악됐지만 특검은 중복 고발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처리하지 못한 사건은 10건 내외라고 설명했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즉시항고 부당 포기’ 의혹이 대표적이다. 특검은 관련 사건에 대한 조사를 충분히 진행했지만, 현재 특검 수사팀 안에 이 의혹과 연루된 검사들이 여럿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사건 처분을 경찰에 맡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대통령실 PC 초기화 의혹은 분석할 자료가 많다는 이유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내란목적살인 예비 음모 혐의 사건은 노 전 사령관이 진술을 계속 거부한다는 이유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채 공을 경찰에 넘겼다. 특검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 김준영 전 경기남부청장 등 계엄에 가담한 잔여 군·경에 대한 사건도 “처분 양정에 대한 추가 조사 후 결정이 필요하다”며 경찰에 이첩했다.

수사를 마친 특검은 일부 인력 규모를 줄여 재판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검보는 장우성·이윤제·박억수 특검보만 남고 현업에 복귀한다. 58명 규모의 파견 검사도 30명가량만 남기고 일선 검찰청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박 특검보는 “사안이 중대하고 복잡하고 서로 연결돼 있어서 최대한 인력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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