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사람들이 13일(현지시간)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자동차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고위 지도자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휴전 합의 두 달 만에 하마스 고위 지도자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이 단행되면서, 불안정하게 이어져온 가자지구 휴전이 한층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가자지구 남부에서 발생한 폭발로 이스라엘 병사들이 다친 데 대응하는 보복 조치로 하마스 지휘관 라에드 사드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앞서 가자지구 남부에서 ‘테러 인프라’를 제거하는 과정에 폭발물이 터져 자국 병사 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사드는 하마스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을 이끄는 이즈 알딘 알하다드와 함께 하마스의 양대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최근까지 가자지구에서 로켓 등 무기 생산, 터널·지휘소를 비롯한 군사 인프라 건설을 총괄하는 등 군사조직 참모총장 역할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사드가 이스라엘이 집중적으로 수배해온 하마스 인물 중 한 명이며, 20년 넘게 여러 차례 사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었다고 전했다.
IDF는 “사드는 휴전 기간 가자지구에서 무기 생산이 계속되도록 주도했다”며 “하마스의 휴전 협정 위반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이날 사드의 사망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으면서 “가자지구에서 민간 지프형 차량이 표적이 돼 5명이 사망했다”며 “이스라엘이 고의로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13일(현지시간)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자동차가 파괴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번 표적 공습이 지난 10월10일 미국 중재로 아슬아슬하게 휴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긴장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이 휴전 협정 발효 이후에도 가자지구 전역에 공습을 이어온 상황에서 “이번 표적 공습은 지난 10월 시작된 휴전 협정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드의 죽음은 휴전 이후 벌어진 하마스 고위 인사 암살 중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군의 전직 고위 정보장교인 마이클 밀슈타인은 이스라엘이 휴전 상황에서도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하마스를 공격할 수 있는 ‘행동의 자유’를 누리려 한다며, 이번 표적 공습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정립하려 한다”고 해석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도 휴전 합의 후 재무장 정황이 포착되면 즉각 공습에 나서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서로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중동 내 미군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는 오는 16일 카타르 도하에서 가자지구 국제안정화군(ISF) 구성을 위한 회의를 연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범위 확대,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지구 비무장화 등을 위해 ISF를 배치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 2단계 이행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힌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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