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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까봐야 아는 거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2026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2년 연속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한 빅터 레이예스와 140만 달러에 재계약하면서 3년 연속 동행을 이어갔다. 그리고 외국인 투수 라인업은 모두 교체했다.
올해 FA 시장에서 잠잠했던 롯데는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모두 새 얼굴로 꾸렸다. 일본프로야구 경력이 있는 엘빈 로드리게스(27), 제레미 비슬리(30)를 영입했다. 두 선수 모두에게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인 100만 달러를 안겼다.
올해 한화 이글스에서 리그를 지배한 코디 폰세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다. 폰세는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으로 3년 동안 39경기(36선발) 202이닝 10승 16패 평균자책점 4.54 탈삼진 165개 WHIP 1.30을 기록했다. 갈수록 경쟁력을 잃었다. 하지만 올해 한화에서 29경기 180⅔이닝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의 기록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4관왕, 최동원상, MVP, 골든글러브 등 최고의 상을 석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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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게스는 2년, 비슬리는 3년 동안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했다. 외국인 선수 보유가 자유롭지만 또 냉정한 일본프로야구에서 복수의 시즌을 보냈다는 것은 나름의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의미.
로드리게스는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2시즌 동안 39경기 2승 6패 평균자책점 2.77(78이닝 24자책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미국으로 건너갔고 밀워키, 애리조나, 볼티모어 등에서 뛰며 빅리그 7경기를 던졌다. 트리플A에서는 29경기(2선발) 45⅓이닝 4승 평균자책점 5.36을 남겼다.
최근 불펜 투수 커리어가 더 많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247경기 중 146경기를 선발로 나섰다. 롯데 박준혁 단장은 “디셉션 좋은 투구폼과 뛰어난 직구를 가진 로드리게스는 스트라이크 존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유형이다”며 “우수한 커브 제구 능력을 바탕으로 볼넷 허용 비율이 낮은 선수”라고 말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구속은 94.4마일(152km), 최고 구속은 96.9마일(156km)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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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리는 한신 타이거즈에서 무려 3시즌을 뛰었다. ‘투수 왕국’에서 외국인 선수로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1군 통산 40경기(25선발) 147이닝 10승 8패 평균자책점 2.82, WHIP 1.17의 수준급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1군 8경기(6선발) 29⅓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4.60의 기록했다. 한신 2군에서는 15경기 77⅓이닝 5승 4패 평균자책점 2.21의 성적을 찍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8경기 24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5.84의 성적을 기록했다.
박준혁 단장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2025시즌 선발 투수로 20경기에 등판해 경기 운영 능력이 증명된 선수이고, 횡적인 움직임이 뛰어난 슬라이더를 비롯해 스플리터의 구종 가치도 높다”며 “땅볼 타구 유도 비율이 높아 장타를 억제할 수 있는 유형이다”고 비슬리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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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미국에서 반응도 상당히 뜨겁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로드리게스의 한국 복귀 소식을 전하면서 ‘로드리게스가 오랜 고난의 시간을 거쳐 아시아 무대로 돌아왔다. 새로운 나라에서 재기를 노린다’라며 ‘로드리게스는 2023년 7월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했다. 2년차였던 2024시즌 초반 2군 강등을 겪기도 했지만, 7월부터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뒤 완전히 달라졌다. 31경기 평균자책점 1.54 8홀드 1세이브라는 압도적 성적을 남겼다. 같은 해 11월 자유계약선수가 됐고, 올해 1월 밀워키 브루어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했다’고 정보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나이가 젊은 만큼 다시 아시아무대에서 결과를 남겨 메이저리그로 재도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로드리게스가 롯데에서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며 빅리그 역수출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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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리에 대해서도 ‘풀카운트’는 ‘가장 최근 니혼햄, 라쿠텐에서 뛴 폰세가 KBO리그에서 투수 4관왕에 오르며 도약했다. 토론토와 3년 3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만 30세의 비슬리도 KBO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까’라며 폰세와 비교하기도 했다.
롯데의 외국인 선수 라인업이 이 정도로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그만큼 롯데는 이번 외국인 선수 구성은 심혈을 기울였다.
전임 구단 수뇌부에서는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이 개인에 의해 독자적으로 이뤄지면서 구단 자체적인 외국인 선수 네트워크가 옅어진 게 사실이다. 이를 다시 구축해 나가고 있다. KIA에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를 전담했던 코너 브룩스를 데려오는 등 현지에 스카우트 2명을 두는 것도 외국인 파트 재편의 일환이다.
비슬리-로드리게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 |
롯데 내부적으로 기대감은 크다. 하지만 섣부르게 단정짓지도 않는다. 성공을 확신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지난 여름, 롯데가 야심차게 데려온 승부인 빈스 벨라스케스의 실패가 있었기 때문이다. 벨라스케스도 빅리그 경력을 비롯해 당시의 퍼포먼스로는 분명 기대가 컸다. 타구단들의 외국인 선수 리스트에도 당연히 포함돼 있었던 선수다. 하지만 처절하게 실패했다.
“까봐야 아는 것이다”라는 롯데 관계자의 말에 기대감은 물론, 과거의 실패를 자성하면서 섣불리 들뜨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