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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화정동 참사 기억 생생한데 또···” 잇단 붕괴사고 ‘광주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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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화정동 참사 기억 생생한데 또···” 잇단 붕괴사고 ‘광주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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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조사지시·명령'은 위증…쿠팡 대표 고발요청"
도서관 공사 현장 붕괴로 노동자 4명 사망
2021년·2022년에도 붕괴참사 15명 숨져
각계 “현장 바뀌지 않는다는 뼈아픈 현실”
지난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립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립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에서 또다시 공사 현장 붕괴로 노동자 4명이 숨지면서 각계에서 “과거 참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광주에서는 2021년과 2022년에도 붕괴 참사로 모두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14일 광주지역 27개 시민단체가 모인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광주에서 또다시 가슴 아픈 붕괴사고가 일어났다. 안전불감증이 사고의 근본 뿌리라는 것을 추정할 만한 정황은 차고 넘친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오후 1시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이 붕괴했다. 지하 2층 지상 2층 건물의 옥상층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도중 지하까지 무너져 내리면서 노동자 4명이 매몰돼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에서는 최근 수년간 건설 현장 붕괴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2021년 6월 동구 학동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했다. 무너진 건물이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2022년 1월에는 서구 화정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특이 이번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는 시가 발주한 공공공사에서 발생해 시민들의 충격이 크다.

시민단체협의회는 “잇따른 참사 이후 감리지침 보완과 시민참여형 관리시스템을 요구해왔지만 시는 이를 외면했다”면서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한 안전불감증이 사고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시의원들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학동, 화정동 참사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생생한데 공공공사 현장에서까지 발생한 참사 앞에서 시민의 불안감과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시의원들은 “안전 도시를 표방해온 시의 철학과 정책이 현장에서 과연 조금이라도 반영되어 실행되고 있는지 깊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광주시당도 “광주가 대형 참사 이후에도 현장의 안전 관리와 책임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는 뼈아픈 현실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기본소득당도 “왜 참사가 반복되는지에 대한 총체적이고 전반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경찰 수사는 본격화됐다. 광주경찰청은 15일부터 수사전담팀을 수사본부로 격상하고 62명의 대규모 수사인력을 투입한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공사 관계자 8명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공사와 협력업체 등 6개 업체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광주시와 발주처인 광주시종합건설본부로부터도 관련 자료 등을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관계기관과 협의해 최대한 이른 시간에 붕괴 현장에 대한 감식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시는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사고 원인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공사 전 과정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잘못된 관행은 없었는지 ‘시민 눈높이’에서 진단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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