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이브 비수마(29, 토트넘 홋스퍼)가 또다시 불거진 '히피 크랙(웃음 가스)'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연이은 강도 피해의 트라우마로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개를 숙였다.
영국 '더 선'은 14일(한국시간) "비수마가 자택 강도 피해로 100만 파운드(약 19억 7500만 원)를 잃은 뒤 히피 크랙을 마시게 됐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매체는 비수마가 웃음가스를 마시는 모습이 재적발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더 선은 "비수마는 또 한 번 웃음 가스를 흡입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방출 위기에 놓였다. 그는 1년 전 같은 일로 구단 징계를 받았다"라며 "문제의 영상은 11월 3일 새벽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런던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던 한 여성에게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폭로했다.
웃음가스는 항정신성 약물 아산화질소를 담은 풍선으로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델리 알리를 비롯한 몇몇 축구선수들도 복용하는 모습을 공개하곤 했다. 하지만 오남용과 부작용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자 영국 정부는 2023년 오락용 아산화질소 소지를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규제에 나섰다.
더 선은 "아산화질소 사용은 뇌 질환, 우울증, 기억 상실, 요실금, 환각 및 신경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새롭게 강화된 법에 따라 C급 약물을 공급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 법을 어길 시엔 최대 14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라고 짚었다.
하지만 비수마가 웃음가스를 즐기는 영상이 공개된 상황. 이를 폭로한 여성은 더 선을 통해 "내가 보고 있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비수마는 이 전에 이 일로 곤경에 처했음에도 대놓고 풍선을 흡입하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비수마가 웃음가스를 흡입하다가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8월에도 개막을 앞두고 소셜 미디어에 자신이 풍선을 들이마시는 영상을 공유했다.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술을 잔뜩 마시고 파티에서 사고를 친 것.
당시 비수마는 논란이 커지자 "영상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극심한 판단력 부족이었다. 얼마나 심각한지와 건강에 대한 위험을 알고 있다. 또한 축구선수로서 그리고 롤모델로서 내 책임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라고 고개 숙였다. 이후 토트넘은 그에게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당시 비수마는 복귀 이후 득점한 뒤 팬들 앞에서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며 사죄했지만, 1년 만에 똑같은 잘못을 범했다. 토트넘도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비수마는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했을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는 지난여름 손흥민의 이적에 눈물까지 흘렸으나 정작 손흥민 고별식에선 없는 사람이 된 것.
비수마는 더 선과 인터뷰를 통해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죄송하다. 이번 일은 나조차도 깨뜨릴 수 있을지 몰랐던 내 안의 무언가를 깨뜨렸다. 팬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라며 "정말 마음이 좋지 않다. 사과드려야 한다. 사건이 알려졌을 때 나와 모든 사람, 특히 가족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라고 반성했다.
이어 비수마는 "아버지가 그걸 보셨을 때 실망해 충격에 빠지셨다. 난 그에게 그건 좀 충격적인 이미지일 뿐이지 그게 바로 나라는 건 아니라는 걸 이해시키려고 했다. 나도 그게 내 이미지에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난 프로 축구선수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비수마에게도 나름의 사정은 있었다. 그는 지난 7월 런던 자택에서 고급 시계, 보석, 명품 가방, 비싼 신발 등을 도둑맞았다. 비수마는 2024년 6월에도 프랑스 남부에서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한 강도에게 당했고, 지난해 11월엔 도둑이 망치로 현관문을 내려쳐 뒷문으로 도망가야 했다. 올해 초엔 한 친구가 100만 파운드를 훔쳐가는 일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비수마는 "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강한 아프리카 남자다. 하지만 이 사건들은 내 안에서 깨질 줄 몰랐던 무언가를 깨뜨렸다. 난 스스로에게 '왜 나일까?'라고 물었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생각했다. 피해자가 된 기분은 싫지만, 내가 잃은 건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었다"라며 "공포와 공황, 우울증, 편집증, 불면증, 끊임없는 신뢰 상실 등 트라우마가 생겼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그는 "내 정신 건강은 좋지 않았다. 변명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나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 때때로 집에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워서 훈련장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3일, 4일 때로는 5일 동안 집에 있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 이야기하는 것조차 어렵다. 이 모든 일이 내 머릿속에 있었고, 몸이 안 좋은 아버지를 걱정하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로 비수마는 "가끔은 인간으로서 조금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강해지려고 노력한다. 얼굴은 웃었지만,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정신 건강 치료사와 일주일에 5번 상담했다. 우울증이다"라며 "내 실수에서 벗어나 나아가고 싶다. 난 토트넘에서 뛰는 걸 좋아한다. 다시 건강을 되찾고, 축구를 즐기려 노력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비수마는 이번 시즌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는 프리시즌 잦은 지각으로 토마스 프랭크 감독에게 공개 질책을 받으며 유럽축구연맹 슈퍼컵에서 명단 제외됐고, 발목과 무릎 부상 등으로 아예 경쟁에서 밀려났다. 토트넘은 비수마와 계약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종료되기에 겨울 이적시장에서 매각을 시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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