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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한계, 해외는 기회…보험사 내년 실적 가르는 글로벌 전략

머니투데이 배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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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한계, 해외는 기회…보험사 내년 실적 가르는 글로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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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 주요 해외 투자·인수 현황/그래픽=이지혜

국내 보험사 주요 해외 투자·인수 현황/그래픽=이지혜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건강보험 성장 둔화로 국내 보험사의 내년 실적 전망이 어둡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 해외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건강보험 시장 규모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건강보험 판매는 늘고 있지만 손해율 상승이 이어지면서 신계약 수익성과 전체 이익 성장 모두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보험료 인상 등 손해율 안정화 조치가 지표에 본격 반영되기 전까지는 예실차손 확대가 불가피해 내년 상반기까지 손실 확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전반의 상품 구조가 보장성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단기 수익성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주요 보험사의 누적 보험손익은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 전년동기 대비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손해율 상승세가 이어지며 올해 3분기부터 적자로 전환된 데 이어, 4분기에는 계절성 영향으로 손실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보험료 인상이 없을 경우 내년에도 적자 구조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신증권은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주요 4사의 자동차보험 손익이 올해 -2951억원, 내년에는 -4385억원으로 악화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내년 사업비 과다 집행 제재와 GA 1200%룰 도입, 2027년 수수료 분급제 시행 등 판매 경쟁을 억제하는 제도가 잇따라 도입되면서 매출 성장은 제한적인 반면 보험금 청구는 늘어 손해율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업계의 출혈 경쟁을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신계약 감소 등으로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보험사들의 시선은 해외로 향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영국 로이즈 재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추가 지분을 인수해 지분율을 40%까지 끌어올리며 글로벌 사업 기반을 강화했고, 한화생명은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를 통해 해외 금융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한화생명의 경우 올해 3분기 연결 순이익의 16%가 해외 법인에서 발생했으며, 신규 편입된 벨로시티의 3분기 반영 순이익이 240억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화 이후에는 연간 1000억원 수준의 이익 기여도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자회사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연결 실적의 변동성을 낮추는 역할도 기대된다.


DB손해보험은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의 지분 100%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보험사 최초로 미국 보험사 인수에 나섰다. 포테그라는 지난해 기준 연간 원수보험료 4조4000억원, 순이익 2000억원 규모로, 거래가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지분법 이익이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도 해외 시장 진출을 중장기 성장 옵션으로 검토 중이다. KB손보는 영국 로이즈 시장 진출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메리츠화재 역시 "국내 중심 성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는 비용 관리와 손해율 방어가 관건이지만, 향후 실적의 차별화는 결국 해외에서 얼마나 벌어오느냐에 달려 있다"며 "해외 전략의 성과가 보험사 간 실적 격차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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