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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귀옥 변호사, ‘내 안에 머물러 있는 순간들’ 등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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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귀옥 변호사, ‘내 안에 머물러 있는 순간들’ 등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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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갈등 경험 감성으로 풀어내
“결혼은/ 같이 숨 쉬는/ 연습이었는데//나는/ 자꾸 내 호흡만/세고 있었어요.” 1권 <연습> 부분

법정 경험 속 갈등의 순간을 감성으로 다듬은 시집 펴낸 안귀옥 변호사.

법정 경험 속 갈등의 순간을 감성으로 다듬은 시집 펴낸 안귀옥 변호사.


안귀옥 변호사가 오랜 법정 경험 속에서 갈등의 순간들을 감성시로 표현한 3권의 시집을 동시에 출간했다. 이혼전문 변호사이자 시인은 그는 법정을 오가며 수많은 이별과 화해, 상처와 회복의 순간들을 지켜보았다. 타인의 아픔을 마주해 온 그 시선이, 시를 만나 비로소 자신의 내면 언어로 피어난 셈이다. 시집은 한 여성의 마음을 지나온 사랑의 이야기이자, 인간이 상처를 겪고 다시 일어서는 회복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첫 번째 시집 ‘내 안에 머물러 있는 순간들’은 사랑의 시작과 끝을 바라보며 관계의 진실을 배우는 연습을 다루고 있다. 짧은 고백 속엔 사랑의 온도와 균형, 그리고 ‘함께한다는 것’의 어려움이 그대로 배어 있다.

두 번째 시집 ‘조용히 무너지는 것들은’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는 치유의 이야기다.

“거울 앞에 섰어요/ 잠깐 나를 보다가/ 처음으로 말했어요/ “괜찮아, 넌 잘 살아왔어.” <처음 해 본 말> 부분. 이 한 구절은 법정에서 들려온 수많은 사연보다도 더 깊은 자기 고백이다. 상처받은 자아가 마침내 ‘내 편이 된 나’로 서는 순간의 울림이 있다.


세 번째 시집 ‘이별, 그 후의 나’는 모든 고통을 지나 마침내 얻은 평화의 순간을 노래한다.


“상처도/ 빛을 받으면/ 아름다워지는 것을/ 그때 알았어요. <상처> 부분. 이 한 줄은 긴 어둠을 지나 마침내 찾은 빛의 고백이다. 시인에게 이별은 끝이 아니라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새로운 시작이다.

그의 시집은 ‘사랑–상처–회복’으로 이어지는 한 편의 긴 서정적 여정처럼 읽힌다. 법정에서의 언어가 판결의 언어였다면, 시 속의 언어는 용서와 이해, 그리고 치유의 언어다. 시인은 흩어진 인간의 감정을 시라는 그릇에 고요히 담아낸다. 단정하고 절제된 목소리로 우리에게 속삭인다. “괜찮아요, 당신도 다시 피어날 수 있어요.”

시는 슬픔을 위로로, 상처를 빛으로 바꾸는 삶의 변호문이다. 법정의 냉정함을 넘어선 사랑의 따뜻함이 잔잔히 흐른다. 안 변호사는 “3권의 시집은 오랫동안 독자의 마음에 남아, 사랑의 본질과 인간의 품격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문학의 증언이 되기를 바란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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