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중-러 폭격기, 도쿄 겨냥해 비행... "폭격 능력 과시 목적"

한국일보
원문보기

중-러 폭격기, 도쿄 겨냥해 비행... "폭격 능력 과시 목적"

속보
미 브라운대 캠퍼스, 총격범 신고로 한 때 폐쇄
도쿄 방향 항로로 9일 연합 비행... 이례적
다카이치 총리 발언 항의 목적 가능성
미일, 공동훈련으로 대응 태세 강화


중국의 전략폭격기 H-6K가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의 전략폭격기 H-6K가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폭격기가 지난 9일 오키나와 인근을 거쳐 태평양까지 진출한 뒤 이례적으로 일본 도쿄 방향을 향하는 항로를 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3일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가 공개한 자료를 기반으로 ‘중국이 러시아와 연계해 일본을 위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자료에 따르면 9일 중국군 H-6K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는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지마 사이를 통과한 직후 북동쪽으로 진로를 변경해 일본 열도를 따라 시코쿠섬 앞바다까지 비행한 뒤 같은 항로를 따라 되돌아갔다.

통상 중국 군용기는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지마 사이를 통과하더라도, 미군 거점이 있는 괌 쪽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미우리는 "자위대 간부에 따르면 중국군 폭격기는 2017년에도 도쿄로 향하는 항로를 택한 적 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이 경로로 이동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이번 비행에 참여한 중국·러시아 폭격기에 공대지 순항미사일 탑재 능력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해당 항로는 이달 6일 중국 함재기가 자위대 전투기에 레이더를 쐈을 당시,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의 항행 경로와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위대 한 간부는 요미우리에 "이번 비행은 도쿄를 폭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할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 발언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런 비행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에 미국과 일본은 중·러 군사 움직임에 대한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일 일본이 '일본해'라 부르는 동해 상공에서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군 B-52 전략폭격기 2기와 항공 자위대의 F-35 전투기 3대, F-15 전투기 3대가 참여한 공동 훈련이 진행됐다. 요미우리는 "미·일 연계를 과시하고 억지력을 높이려는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