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반차장] TSMC·엔비디아 추격 위해 사상 최대 칩 지원 검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재정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보조금과 금융 지원을 포함해 2000억위안에서 최대 5000억위안 규모의 지원책을 검토 중이다. 이는 한화로 약 28조원에서 70조원에 해당한다. 논의는 아직 진행 단계다. 정확한 지원 규모와 대상 기업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지원책은 미국과의 기술 갈등 속에서 외국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이다. 화웨이(Huawei)와 캄브리콘(Cambricon) 등 중국 내 핵심 반도체 기업이 주요 수혜 대상으로 거론된다.
지원 규모 하단만 놓고 봐도 미국이 반도체법을 통해 책정한 재원 규모에 근접한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를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장기 지원에 나설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Nvidia)의 H200 칩 중국 판매를 승인한 이후에도 자국 기업 지원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상한 기준으로는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가 주도 반도체 인센티브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과 중동 국가들이 반도체 자급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격화되는 국면과 맞물린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반도체 투자 펀드와는 별도로 운영된다. 중국 정부는 이미 500억달러 규모의 ‘빅펀드 3호’를 운용 중이다. 산업정보화부는 이 펀드를 감독하며 반도체 지원 정책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다만 관련 부처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반도체 역량 강화를 국가 차원의 과제로 제시해왔다. 이른바 ‘전국적 총동원’ 방식이다. 미국의 기술 수출 통제가 정권을 넘나들며 이어진 점이 정책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정책 기조 속에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했다. 화웨이의 주요 파운드리 파트너인 SMIC는 첨단 장비 제약 속에서도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AI 가속기 설계사 무어스레드(Moore Threads)의 주가는 상장 이후 600% 이상 상승했다.
중국 당국은 자국 기업과 공공기관에 국산 부품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칩 H20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침도 전달됐다. 엔비디아는 중국 내 AI 칩 시장 점유율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밝혔다.
다만 기술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중국의 반도체 공정 기술은 대만 TSMC가 주도하는 최첨단 공정 대비 약 6년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AI와 국가 안보를 둘러싼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자금 투입만으로 격차를 단기간에 해소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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