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군수는 고창섭 충북대 총장이 통합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 의사를 밝힌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자율 뒤에 숨은 책임, 이제는 피하지 말아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진짜 문제는 찬반 결과 그 자체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10년, 20년 뒤 충북 청년과 지방대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통째로 사라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도지사·교육감·정치권 누구도 통합이 가져올 기회와 위험, 통합이든 불통합이든 피할 수 없는 부담을 누가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 끝까지 책임 있고 솔직하게 설명하지 않았다"며 "그 대신 '구성원 의견을 존중하겠다', '자율적 결정' 같은 말을 방패처럼 앞세우고 그 뒤에 숨어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불안과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찬성입니까, 반대입니까'만 묻는 투표가 반복됐다면, 어쩌면 결과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던 절차였는지도 모른다"며 "형식은 민주주의였지만, 내용은 '각자도생을 선택하라'는 요구에 더 가까웠다"고 덧붙였다.
송 군수는 고 총장의 결단을 존중하면서도, 사퇴가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성원들의 불신이 임계점에 이르고, 통합 논의가 사실상 좌초된 뒤에야 나온 결단이라는 점에서 여기까지 사태가 흘러오도록 방치된 과정에 대한 답답함과 아쉬움은 지우기 어렵다"며 "총장 1인의 사퇴만으로 책임과 고등교육 구조 문제를 모두 덮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도자 역할은 찬반 결과를 중계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며 "어떤 선택을 하든, 무엇이 손실이고 무엇이 기회인지 설명하고,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한 뒤 그중 한 방향을 책임 있게 제안하고 그 결과에 대해 정치·행정적 책임을 지겠다고 먼저 말하는 것, 그게 리더십"이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충북대의 글로컬대 지정 해지와 예산 지원금 환급과 같은 문제에 대한 현실적 대안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통합은 부결됐지만, 충북의 미래 설계까지 함께 부결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송기섭,충북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