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1세대 미리내집 공급되는 구룡마을
서울시 예산 지원 통해 분양 물량을 전환
서울시 예산 지원 통해 분양 물량을 전환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에서 열린 ‘미리내집 현장방문 및 신혼부부 간담회’에서 입주 신혼부부들과 함께 공가 주택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집값 상승으로 신혼부부 등 청년 세대의 주거난이 심화되자 서울시가 시비를 지원해 민간 분양 물량 대신 임대 주택을 늘리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며 공급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사업성보다 주거 안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정책 기조는 향후 예정된 송파창의혁신(옛 성동구치소) 공공주택건설사업 등 핵심 사업지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1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의 도시개발사업으로 계획됐던 미리내집(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2) 물량은 당초 600세대에서 3배 규모인 1691세대로 변경됐다. 구룡마을은 단일 사업지 내 미리내집이 1000세대 이상이 넘는 경우로 서리풀지구(1만1000가구)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다.
서울시는 미리내집에 거주한 2자녀 이상 출산 가구에는 임대 의무기간(20년)가 끝난 시점에 시세의 80~90%가격에 해당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월, 입주 이후 3자녀 이상 출산 가구에는 10년 거주후 우선매수청구권을 갖도록 기준을 추가 완화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분양 물량을 줄여서라도 신혼부부들의 주거 안정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지원 예산은 일반적인 예산 편성 절차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금액은 내년 사업시행인가 시점이 돼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시행자인 SH 측은 “현재 토지이용계획 등을 확정하는 계획변경 단계로 시비 지원 금액은 추후 협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2029년 준공 목표로 구룡마을 일대 들어서는 이 단지는 전체 3739세대 중 941세대(25%)만 분양(공공 219세대, 민간 722세대)할 예정이다. 높은 임대 전환이 가능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구룡마을은 SH가 토지를 100% 수용한 도시개발사업지구이기 때문이다. 단독 시행자인 SH는 자체 건설하는 공공주택 외 일부 토지는 향후 매각해 민간이 개발토록 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이 3월 31일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에서 열린 ‘미리내집 현장방문 및 신혼부부 간담회’에서 입주 예정 신혼부부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
하지만 민간 분양 물량을 시의 임대 주택 물량으로 전환할 경우 사업성이 저하될 수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서울시는 사업성이 다소 낮아질 측면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만 미리내집은 영구임대주택이 아니라 분양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비 지원을 높일 근거가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은 신혼부부 등 청년 계층의 주거난이 감당가능한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거주 30대 가구주 기준 무주택 가구는 52만7729가구로 역대 최다 수준이다. 실제 2024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순유출이 많았던 연령대는 30대(-2만6224명)로 전체(-4만5692명)의 58%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30대의 순유출이 전체의 44% 수준이었던 2014년에 비해서 증가한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미리내집 3500호, 내년부터는 연간 4000호을 목표로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재정 여력과 임대 비율 관련 민간 소유주들의 반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이번과 같은 대량의 물량이 나오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