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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사퇴, 문 열린 ‘통일교 게이트’

조선일보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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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사퇴, 문 열린 ‘통일교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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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현직 장관 중 첫 낙마
전재수 “금품수수는 없었다”
정동영 “2021년 통일교 방문
윤영호 만났지만 금품 안받아”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전 장관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장관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박성원 기자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전 장관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장관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박성원 기자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11일 통일교 측이 특검 수사 과정에서 언급한 여야 정치인은 5명이라고 밝혔다. 여권이 3명, 야권이 2명이다. 이들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번 의혹이 ‘통일교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일교가 실제 접촉했거나 접촉을 시도했다는 정관계 유력 인사는 5명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한목소리로 특검 수사를 주장하고 있다.

특검이 거론한 5명 중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사표를 수리했다. 그는 통일교 측에서 수천만 원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전혀 사실무근이며 불법적인 금품 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현직 장관이 물러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지난 8월 민중기 특검에서 조사받을 당시 2018~2020년 쯤 전 전 장관에게 명품 시계 2개와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 전 장관은 “제가 돌았습니까? 돈을 받고 시계를 받게? 서른 살 이후 시계를 차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윤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사퇴 배경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나 대통령실과 상의는 없었다고 밝히면서 “해수부와 이재명 정부가 흔들려선 안 된다”고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30년 정치 인생에서 단 한 차례도 금품 관련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했다. 정 장관은 “야인 시절이던 2021년 9월 30일 당시 윤영호 본부장을 경기도 가평 천정궁 통일교 본부에서 단 한 번 만나 차담을 한 적 있다”면서도 “그 뒤로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당시 고교 동창 등 친구 7~8명과 함께 승합차로 강원도 여행을 다녀오던 중 동행자의 제안으로 잠시 방문했다는 것이다. 10분가량 통일 관련 이야기만 나눴다고 했다.

◇수천만원 수수 의혹… 임종성 “사실무근”

통일교와 민주당의 연결 고리로 지목받고 있는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언론에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은 완전히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원조 친명 모임인 ‘7인회’ 멤버인 임 전 의원은 통일교 천무원 선교정책처장을 지낸 이모씨와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부의장을 지냈는데, 2023년 4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이씨에게 직접 당직 임명장을 수여했다. 임 전 의원은 “대통령은 그냥 임명장만 준 것이 전부인데 사진이 찍히다 보니 몰아가는 것”이라며 “이씨가 통일교 관련자인 것도 몰랐다가 나중에 알았지만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고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했다. 임 전 의원은 한학자 총재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제가 만난 적도 없는 한 총재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임 전 의원은 “천정궁에 가본 적은 있다”면서 “지난해 말에 지인이 그쪽에 예쁜 카페가 있다고 해서 가족들과 놀러가서 사진을 찍었다. 그 때 오랜만에 이모 씨를 만나 차도 한 잔 했다”고도 했다. 이어 “괜한 오해를 일으켜 대통령에게 피해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금품수수 의혹 관련 보도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저질 물타기 정치공작”이라고 밝혔다. 언론 공지를 통해서도 “저에게 만약 조금이라도 문제 소지가 있었다면 특검이 지금까지 아무 조치 없이 그냥 뒀겠느냐”라며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천만 원 금품에 명품 시계까지 수수했다고 지목받는 전재수 장관 등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5인으로 묶어 열거하는 것 역시 금품수수 의혹의 외관을 인위적 작출(외관을 의도적으로 꾸미는 행위)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규환 대한석탄공사 사장(전 미래통합당 의원)도 “윤 전 본부장이 내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 보도는 명백히 사실이 아닌 허위, 거짓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윤씨와의 개별 만남, 사적 교류 등 어떤 관계도 없다”고 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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