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올해 리그를 주름 잡은 외국인 투수들의 호투로 현장의 눈이 크게 높아졌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죄다 “혹시 폰세 같은 선수는 없나”라고 물어보는데, 올해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그 정도 확신을 주는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코디 폰세(31·토론토)는 올 시즌 KBO리그 외국인 투수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성적을 남겼다. 시즌 29경기에서 180⅔이닝을 던지며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252탈삼진은 KBO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탈삼진 신기록이고, 외국인 투수 역사에서는 첫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이라는 대업도 남겼다.
사실 경력의 내리막에 있던 선수였다. 피츠버그에서 뛰던 시절에 KBO리그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았던 폰세는 한국의 제안을 뿌리치고 일본프로야구로 갔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성적은 계속 안 좋아졌고, 결국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일본에서도 갈 곳이 없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때 한화가 폰세의 반등 가능성을 보고 영입을 제안했고, 폰세는 완전히 달라진 투수가 되면서 대박을 쳤다.
이런 투수를 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폰세의 위력을 본 현장에서는 자꾸 ‘그 급’의 선수에 미련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시장에 좋은 투수 씨가 말랐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수도권 A구단 단장은 “작년에는 타자 풀이 좋지 않았을 뿐, 투수 풀은 나름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올해는 투수와 타자 풀 모두가 좋지 않다”고 했다.
수도권 B구단 단장은 “미국에서 투수를 잘 풀어주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노렸던 몇몇 선수들이 일본 구단과 계약하면서 계획을 수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방 C구단 단장은 “올해는 없어도 너무 없다”고 의견이 같이 했다. 실제 매물이 없다 보니 올해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한 단장도 극소수로 알려졌다. 예년에는 그래도 몇몇 구단들이 윈터미팅에 가 외국인 선수 담판을 짓고 왔지만, 올해는 그럴 만한 선수 자체가 없는 까닭이다.
새롭게 영입되는 선수들도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선을 거의 다 채우고 있다. 롯데는 11일 엘빈 로드리게스, 제레미 비슬리와 계약을 동시 발표했는데 모두 총액 100만 달러였다. 삼성도 맷 매닝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KT와 계약한 케일럽 보쉴리(100만 달러)와 맷 사우어(95만 달러)는 전액이 보장이었고, 드류 버하겐(SSG), 윌켈 에르난데스(한화), 커티스 테일러(NC)도 90만 달러를 채웠다.
원·달러 환율이 계속 치솟고 있어 실질적으로 구단들이 쓰는 돈은 더 늘었다. 가만히 앉아서 돈은 더 쓰는 이중고다. 아시아쿼터로 추가로 2~3억 정도의 금액이 더 들어가기도 한다. 외국인 스카우트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는 시대에 인력도 추가 채용하는 구단이 있다. 외국인 선수의 성패는 언제나 그랬듯 리그 판도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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