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ETF 3개나 나와…금·양자컴퓨팅 등 인기
올해 신규 상장 ETF 순자산/그래픽=임종철 |
국내외 증시가 상승하고, ETF(상장지수펀드) 인기가 높아지자 자산운용사들이 공격적으로 새로운 ETF를 출시하고 있다. 올해 상장한 ETF만 163개에 달한다. 이 중 순자산이 조 단위인 ETF도 3개다. 9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린 상품도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올해 신규 상장한 ETF 163개를 기초자산별로 나누면 주식형 상품이 114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채권형 22개 △혼합자산형 22개 △원자재형 4개 △부동산형 1개였다.
주식형 ETF의 경우 S&P500, 미국 AI(인공지능) 테크, 미국 AI 테크, 조선, 방산, 원자력, AI 반도체 등 올해 증시를 이끌었던 주도주 관련 ETF가 대거 출시됐다. 또 올해 증시 부양정책이 화제였던 만큼 이와 관련된 수혜 주인 고배당주 ETF도 연이어 나왔다.
올해 출시된 원자재 ETF 4개는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 'KODEX 금액티브', 'SOL 국제금', 'TIGER KRX금현물'로 모두 금 관련 상품이다. 올해 금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상승하자 각 운용사는 국내 금 현물부터 국제 금 현물 등을 추종하는 상품을 발 빠르게 출시했다.
올해 가장 적극적으로 신규 상품을 내놓은 자산운용사는 25개를 출시한 삼성자산운용사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 23개 △KB자산운용 19개 △한국투자신탁운용 17개 △신한자산운용 17개 순이다.
신규 ETF 중 순자산이 가장 큰 ETF는 지난 4월22일 출시된 'TIGER 머니마켓액티브'다. 이 ETF 순자산은 3조2423억원이다. 해당 ETF 운용역인 김동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ETF운용본부장은 "단기금리와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TIGER 머니마켓액티브가 금리 인하기를 대비할 대체 투자 상품으로 주목받았다"며 "특히 포트폴리오에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이 없다는 장점 덕분에 기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KODEX 26-12 금융채(AA-이상)액티브'와 'RISE 단기특수은행채액티브'의 순자산도 각각 1조4783억원과 1조1597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시장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등 변동성을 보이자,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기관투자자 자금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파킹형 상품에 몰렸다.
지난 6월24일 상장한 'TIGER KRX금현물'는 약 6개월 만에 순자산 906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달 11일 상장한 'ACE 미국대형성장주액티브'는 이미 순자산 5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신규 상장한 ETF 163개 중 순자산이 1000억원 이상인 상품은 52개다. 반면 'RISE 인도디지털성장'(순자산 64억원), 'PLUS 차이나항셍테크위클리타겟커버드콜'(71억원), '1Q 미국배당TOP30'(72억원) 등 순자산이 100억원 미만인 상품은 17개다.
신규 상장 ETF 1개월 수익률 상위·하위/그래픽=임종철 |
최근 1개월 수익률은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가 15.07%로 올해 상장한 ETF 중 가장 높았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로봇 산업을 차세대 육성 산업으로 점찍었다는 소식에 로봇 주가 상승하면서 해당 ETF의 수익률도 올랐다. 반면, 가장 수익률이 낮은 ETF는 'PLUS K방산레버리지'로 올해 계속해서 상승했던 방산 주가 최근 주춤하면서 ETF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의 경우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과 'ITF K-AI반도체코어테크'가 높은 성과를 보였다.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의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각각 57.94%와 90.10%를 기록했다. ITF K-AI반도체코어테크의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각각 54.02%와 95.44%다. 올해 아이온큐 등이 성과를 내고 양자컴퓨팅 상용화 기대감이 커지고, AI 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두 ETF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들은 내년에도 산업 발전과 투자 트렌드에 기반해 새로운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내년에도 미래 성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특히 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상품들을 지속해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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