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전 며느리 위안위안의 모습(왼쪽)과, 사고 후 식물인간 상태가 된 며느리를 돌보는 시어머니 류전옌(오른쪽). 도우인(Douyin) 캡처 |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며느리를 시어머니가 5년째 돌보고 있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쉽지 않은 간병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그의 의지가 알려지며 누리꾼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6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신샹에 사는 류전옌은 2020년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며느리 위안위안을 지난 5년 동안 24시간 곁에서 돌보고 있다.
위안위안은 머리·얼굴·팔·골반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뒤 개두술(두개골을 열어 뇌압을 낮추는 수술)을 받고 깊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4개월 만에 일부 의식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스스로 움직이거나 일상 동작을 전혀 수행하지 못해 식물인간에 가까운 상태다.
류 씨는 며느리가 입원한 첫 1년 동안 병실 바닥에서 잠을 자며 간병을 이어갔다. 그의 헌신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친엄마’로 착각할 정도였다.
위안위안이 스스로 입을 벌리지 못하자 직접 입을 살짝 열어 음식을 먹여줬고, 평소 청결을 중요시하던 며느리의 성향을 알고 자주 씻겨주며 몸 상태를 관리했다. 필요할 때는 며느리를 업고 이동시키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류 씨는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의사들은 며느리를 살릴 확률이 1%라고 했다. 그런데 병원에 도착했을 때 며느리가 저를 ‘엄마’라고 불렀다. 아무리 힘들어도 돌봐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류 씨는 며느리와의 관계를 “친엄마·딸과도 같은 사이였다”고 표현하며, 자신도 시어머니에게 따뜻한 대접을 받았기에 그 마음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치료비 위해 2억 원 대출까지
식물인간 상태가 된 며느리를 살뜰히 돌보는 시어머니 류전옌의 모습. 5년째 곁을 지키며 먹여주고 업어 이동시키는 등 전적인 간병을 이어오고 있다. 바이두 캡처 |
아들과 위안위안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교제한 연인이며, 결혼 15년 차로 두 자녀를 두고 있다. 류 씨는 치료비 마련을 위해 100만 위안(약 2억 원)을 빌릴 수밖에 없었으며, “대출이 안 될 때는 차라리 내가 대신 누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아들 또한 아내 곁을 지키고 있다. 류 씨는 “며느리가 위독했을 때 아들에게, 혹시 살아남지 못하더라도 재혼하지 말라고 말했다. 손주들에게 계모를 두고 싶지 않았다“며 ”아들은 바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류 씨는 “며느리는 꾸미는 걸 좋아하던 아이”라며 “스스로 움직일 수 없으니 내가 버팀목이 되겠다.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계속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족의 이야기는 중국 SNS에서 12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누리꾼들은 “훌륭하다“ ”아무나 하지 못하는 일이다“, “눈물이 난다. 이런 따뜻한 이야기를 더 많이 보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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