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tvN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는 드라마트루기로 볼 때 거친 부분이 많다. 어떤 장면에서는 길게 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하숙집이라는 공간과 인물들이 주는 좋은 느낌은 그것을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나는 1994년에 대학생황을 한 세대보다는 나이가 많다. 하지만 다시 대학생활을 한다면 촌스러우면서도 소통이 잘되는 신촌 창천동의 그 하숙집이라는 공간에서 한번 생활해봤으면 하는 느낌이 든다. ‘응사’ 세대보다 더 어린 20대들에게도 그런 마음이 들 것 같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방 유지의 아들딸이건, 하숙집 딸이건 모두 선하고 친숙한 느낌을 준다. 빈부의 차이, 외모의 차이 없이 동그랗게 모여 식사하는 하숙집의 식탁과 편안한 자세로 대화하는 거실은 민주적이다. 하숙집 주인인 성동일과 이일화 부부까지 포함해 어떤 권위의식도 없다. 하숙생들에게 밥과 반찬을 많이 주는 이일화의 큰손은 ‘정(情)’을 느끼게 한다. 삼풍백화점이 붕괴되는 사고가 났을 때 하숙생들이 공중전화로 달려가 삐삐를 치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친구들의 안위를 묻는 모습도 ‘그땐 그랬지’를 느끼게 한다.
나는 1994년에 대학생황을 한 세대보다는 나이가 많다. 하지만 다시 대학생활을 한다면 촌스러우면서도 소통이 잘되는 신촌 창천동의 그 하숙집이라는 공간에서 한번 생활해봤으면 하는 느낌이 든다. ‘응사’ 세대보다 더 어린 20대들에게도 그런 마음이 들 것 같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방 유지의 아들딸이건, 하숙집 딸이건 모두 선하고 친숙한 느낌을 준다. 빈부의 차이, 외모의 차이 없이 동그랗게 모여 식사하는 하숙집의 식탁과 편안한 자세로 대화하는 거실은 민주적이다. 하숙집 주인인 성동일과 이일화 부부까지 포함해 어떤 권위의식도 없다. 하숙생들에게 밥과 반찬을 많이 주는 이일화의 큰손은 ‘정(情)’을 느끼게 한다. 삼풍백화점이 붕괴되는 사고가 났을 때 하숙생들이 공중전화로 달려가 삐삐를 치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친구들의 안위를 묻는 모습도 ‘그땐 그랬지’를 느끼게 한다.
![]() |
이들은 재벌 2세에 출생의 비밀을 깔고 있는 ‘딴나라’의 멜로드라마나 막장드라마류의 인물과는 성격이 다르다. 멜로의 남자주인공(정우)이 여주인공(고아라)에게 “우리 쩡이(나정) 생리 중이가”라는 대사를 날려도 괜찮을 정도로 인물들은 현실적이다. 정우가 맡고 있는 쓰레기는 무뚝뚝함과 자상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캐릭터다.
정우는 ‘최고다 이순신’이 끝난 직후 인터뷰를 하려고 만난 적이 있는데,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던 백수나 건달 같은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그는 “술도 못하고, 클럽에도 안 가요. 친구도 별로 없고요. 집과 헬스장을 왔다 갔다 합니다. 권상우 형처럼 몸짱이 되고자 좋은 몸을 준비했는데, 그것을 보여줄 기회는 없었던 거죠”라고 말했다. 정우는 요즘 군살 하나 없는 그 몸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우 외에도 경상도 사투리가 자연스러운 고아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냐”라며 삼각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칠봉이(유연석)도 귀엽고 매력적인 캐릭터다. 시골스러움이 더 보기좋은 삼천포(김성균)-욕 한번 걸쭉하게 잘하는 윤진(도희) 커플도 사랑스럽다.
![]() |
‘응사’는 디테일의 힘, 촌스러움의 미학이 공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방학을 하고 서울 사람들이 하숙생에게 “시골 안 가냐”고 하면 “우리 집 시골 아니거든요”라고 한다거나, 순천과 여수 출신이 “너 고향에 공항 있냐” “쇼핑센터 있냐”로 유치하게 싸우는 모습은 재미와 함께 공감을 자아낸다. 당시 에피소드의 곁가지들을 정확히 복원한다. 이 모든 것이 경남 진주 출신의 이우정 작가와 지방 출신의 후배작가, 신원호 PD의 합작품이다. 서울토박이 신원호 PD는 지방사람들끼리는 잘 모를 수 있는 사투리 등의 재미를 외부인의 시선으로 뽑아낸다.
1990년대는 대중문화사적으로 가장 풍성한 시기였다. 대중음악만 해도 댄스 발라드 외에 록, 포크, 운동권음악, 트로트, 힙합 등 지금 가요계보다도 훨씬 더 다양한 시절이었다. ‘응사’에서 수시로 들려주는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015B 등 90년대 음악이 이렇게 좋았었나 싶다. ‘응사’ 세대는 취업이 안 되는 ‘88만원세대’와는 크게 다르며, 바로 IMF 외환위기를 경험한 ‘응칠’ 세대와도 다르다. 한국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마지막 세대로 대학 가서 마음껏 놀 수 있었던 세대다. 그렇게 놀았던 것이 문화적으로는 다양성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응사’는 요즘 시청자들에게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따뜻한 감성과 위로, 공감의 힘을 함께 전하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