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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통일교, 민주당·국힘 양쪽 모두 당원 가입”… 특검은 국힘만 수사

조선일보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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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통일교, 민주당·국힘 양쪽 모두 당원 가입”… 특검은 국힘만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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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당초 국힘에만 가입 추진
일부 지역 “정치 성향 달라” 반발
지침 수정하고 양당 가입 지시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 간부들에게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지시하자 내부에서 반발이 일었던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통일교 일부 지역 간부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관계가 좋다” “지역 성향과 맞지 않는다”며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통일교 지부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쪽으로 교인들의 당원 가입을 추진했던 정황이 민중기 특검의 관련 진술 조서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특검은 이 같은 진술에도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만을 수사해 야권에선 ‘편파 수사’라는 반발이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022년 당시 통일교 5개 지구장(지역교구장)을 맡았던 관계자들을 지난 8월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이들을 상대로 윤영호씨가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지시했는지, 교단 자금을 정치인 후원금으로 썼는지 등을 조사했다고 한다.

통일교 지구장들은 윤씨가 2022년 11월쯤 교인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키라고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그러한 지시에 지구장들의 반발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지구장을 지낸 유모씨는 지난 8월 1일 특검 조사에서 “윤영호가 저를 포함한 5개 지구장이 있는 곳에서 교인들을 국민의힘 당원에 가입시키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러자 가장 먼저 항의를 한 건 전라도와 제주 지역을 담당한 4지구장 이모씨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4지구장 이씨가 ‘교인들이 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전라도 분들인데 어떻게 국민의힘에 가입시키냐’는 취지로 반대 의견을 냈다는 것이다. 경기·강원 지역을 담당하는 2지구장도 윤씨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 지시에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한다.

충청권을 담당한 유씨는 지역에서 교류해온 민주당 의원 실명을 언급하며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키라는 윤씨 지시에 난색을 나타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유씨는 “저도 충청도에서 국회의원 중에 민주당 소속 A, B 의원들과 관계가 괜찮은데 어떻게 대놓고 국민의힘에 당원 가입을 시키냐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진술한 것이다. 유씨가 거론한 두 의원은 현 여권 핵심 인사로 꼽힌다.

일부 통일교 간부는 교인들에게 민주당에도 당원으로 가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특검이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하라고 한 적도 없느냐’고 묻자 “국민의힘 당원만 가입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 당원도 가입하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특검은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도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만 겨냥해 수사를 벌였다. 특검은 국민의힘 당원 명부와 통일교인 명부를 비교해야 한다며 여러 차례 국민의힘 당사 압수 수색을 시도했다. 특검은 지난 9월 18일엔 국민의힘 당사와 당원 명부를 관리하는 업체 서버를 압수 수색했고, 그달 30일엔 국민의힘 경남도당도 압수 수색했다.


특검은 이런 수사를 토대로 지난 11월 7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씨, 김건희 여사 등을 정당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특검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통일교가 경기·강원권에서 350여 명, 경남권에서 279명 등 교인 2400명 이상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조직적으로 입당시켰다고 밝혔다. 통일교와 국민의힘 간 ‘정교 유착’ 의혹이 불거지자 여권에선 “위헌적인 국민의힘은 정당해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총재 등의 정당법 위반 혐의 재판은 내달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 심리로 첫 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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