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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편, 40일 넘게 개처럼 감금돼” 美 신혼 아내의 호소

동아일보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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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편, 40일 넘게 개처럼 감금돼” 美 신혼 아내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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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민자 황태하(38)씨와 그의 아내 셀레나 디아즈. 고펀드미 갈무리

한국인 이민자 황태하(38)씨와 그의 아내 셀레나 디아즈. 고펀드미 갈무리


미국인 여성과 결혼한 30대 한국인 남성이 영주권 인터뷰 직후 이민세관단속국(ICE)에 41일째 구금 돼 있다는 사연이 미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 방송 KTLA5에 따르면 한인 남성의 배우자 셀레나 디아즈는 남편 황태하 씨(38)가 지난 10월 29일 이민국에서 영주권(그린카드) 인터뷰를 마친 직후 아델란토 이민세관단속국(ICE) 구치소에 구금됐다고 전했다.

디아즈는 “남편은 40일 넘게 개처럼 감금돼 있다”며 “처음에는 몇 시간 동안 연락조차 할 수 없었고, 담요도 없는 유치장에서 지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생후 3개월에 미국으로 간 황 씨는 올해 초 미국인 여성인 디아즈와 결혼했다. 이들은 영주권 심사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인터뷰 과정에서 황 씨의 불법 체류 사실이 밝혀졌다. 황 씨가 적절한 서류 없이 미국에 체류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황 씨는 ICE에 구금됐다.

디아즈는 황 씨의 거주지 주소가 변경돼 법원 통지서를 받지 못했고, 이로 인해 지난해 5월 이민 법원 출두 날짜를 실수로 놓쳤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성명을 통해 “황 씨가 F-1 학생비자 만료 후 불법 체류했으며 법원에 출석하라는 통지를 무시했다”면서 “1년여 전 출입국 심사관으로부터 최종 추방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당분간 황 씨의 구금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디아즈는 “이민국의 규정은 존중하지만 남편에 대한 처우가 부당하다”면서 “처벌이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디아즈는 구금 시설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며 “황 씨가 수감 중인 수용소에는 2층 침대 70개가 놓여 있고, 경비원 1명을 포함해 140명이 수용돼 있다. 환기 시설이 없고 샤워실에서는 배설물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디아즈의 사연이 올라온 기부금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황 씨에 대한 추방 명령이 해제됐고, 내년 3월에 심리가 예정돼 있다. 이들은 기부금으로 보석금과 변호사 비용을 마련할 계획이다.


디아즈는 “남편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로스앤젤레스에서 웨이터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해왔고, 지역 사회에 기여했다”면서 “여동생의 소아암 진단을 비롯한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호소했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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