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禹의장에 “필리버스터 때 노래부른 추미애부터 징계하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10일 더불어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서 노래를 부른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부터 징계하라”고 했다.

나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쟁점 법안 강행 추진 방침에 반발해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내란전담재판부, 법왜곡죄, 대법원 증원, 4심제 도입, 공수처 수사 확대 등 법안을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그에 대한 반대 논리를 설명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우 의장은 마이크 전원을 수차례 반복해서 끄는 방식으로 나 의원의 발언을 제지했다. 국민의힘이 “우 의장의 의회 독재”라고 맞섰지만 우 의장은 회의 시작 약 2시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이 이날 ‘나 의원이 의제와 관련 없는 발언을 해 국회 질서를 무너뜨렸다’는 등의 이유로 국회 윤리위 제소 방침을 밝힌 것이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필리버스터를 ‘입틀막’ 한 민주당이 나를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한다. 기가 막힌다”며 “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를 2·3차 린치하는 것이 민주당 DNA인가”라고 했다. 그는 “국회의장이 무제한 토론을 자의적으로 제한하고, 야당 의원의 입을 틀어 막는다”며 “참으로 기괴한 ‘공포 통치’ ‘독재 사회’의 예고편이 그대로 보여졌다. 반대자의 목소리는 완전히 제거된다”고 했다.

나 의원은 “무제한 토론은 종결 동의와 표결이라는 특별한 절차로만 끝낼 수 있다”며 “의장 마음대로 끊을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나 의원은 “국회법과 헌법을 무참히 짓밟고 야당 의원의 무제한 토론의 마이크를 끄고, 자의적으로 중단시킨 우 의장은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과거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의제와 관련 없는 발언과 행동을 했던 추미애 민주당 의원의 사례를 공개했다. 추 의원은 작년 7월 ‘방송 4법’ 가운데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갑자기 노래를 불렀다. 당시 추 의원은 한 광고 음악을 개사해 “12시에 만나요, 3300. 둘이서 만납시다, 8만주. 살짝쿵 데이트. 도이치모녀스”라고 했다. EBS법 개정안과는 전혀 관련 없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겨냥했던 것이다.

추 의원의 노래 직후 민주당 의석에선 박수가 나왔다. 추 의원은 필리버스터 발언 시간(약 2시간 30분)의 대부분을 도이치모터스 의혹을 설명하는 데 썼다. 당시 본회의 진행은 우 의장이 맡았지만 추 의원 발언을 제지하진 않았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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