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수원)] "안양을 떠난 과정은 올바르지 못했습니다."
부천FC1995는 8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수원FC에 3-2 승리를 거뒀다. 1차전 1-0으로 이긴 부천은 통합 스코어 4-2로 이기면서 창단 처음으로 K리그1에 진출했다.
백동규는 숨은 승격 공신이다. 지난 여름 부천은 수비 고민을 안고 있었고 베테랑 수비수 구자룡은 홍콩 이스턴 이적설이 있었다. 이영민 감독은 경험 많은 센터백을 원했는데 부천 주머니 사정은 넉넉하지 않았다. 이영민 감독의 눈에 띈 건 백동규였다. 안양 시절 당시 코치였던 이영민 감독과 연이 있었다.
백동규는 수원 삼성에서 사실상 방치 상태였다. 안양에서 프로 데뷔를 하고 제주 SK에서 전성기를 보낸 뒤 다시 안양으로 돌아와 활약을 한 백동규는 2024년 수원으로 이적했다. 2024시즌에는 출전기회를 잡았는데 2025시즌엔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백동규를 영입하는 건 도박수였는데 이영민 감독은 손을 내밀었다. 백동규가 온 후 부천 수비는 눈에 띄게 달렸다. 3백 여러 위치를 소화한 백동규는 젊은 수비진에 경험을 불어넣었고 통솔을 하면서 안정감을 더했다. 후반기 부천은 수비 안정화와 함께 승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막판 무실점 연승을 통해 최종 3위에 올랐고 K리그2 플레이오프에 이어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수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백동규는 K리그1 득점왕 싸박을 지웠다. 싸박은 사라졌고 조기 교체가 됐으며 2차전 선발에서도 제외가 됐다. 2차전 수원FC는 싸박 대신 발 빠른 김경민, 안현범 등을 내세웠는데 백동규가 중심축이 된 부천 3백은 확실히 막아냈다. 후반 2실점을 허용했지만 승자는 부천이었다.
은퇴 기로에 섰던 백동규는 단기 계약으로 부천에 와 다시 일어섰고 승격 중심에 섰다. 승격 후 백동규는 숨겼던 이야기를 했다. 승격에 가까워질수록 백동규와 만나는 취재진마다 안양 이야기를 꺼냈다. 안양에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기 때문이다. 당시의 경험, 승격 실패를 했기에 얻은 교훈 등의 질문이 나왔다.
백동규는 안양을 언급하기 극도로 조심했다. 안양에서 수원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양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안양 팬들에게 실례라고 생각해 수원 이적 후에도, 부천으로 온 후에도, 승격에 가까워진 시점까지도 언급을 최대한 줄였다. 오히려 자극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각을 바꾼 백동규는 "꼭 하고 싶었던 말은 안양 시절 수원 이적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안양과 안양 팬들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 동계훈련 1차, 2차까지 안양 소속으로 참여하고 개막을 앞두고 같은 리그에서 승격 경쟁을 해야 하는 수원으로 이적한 점은 정말 올바르지 못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유병훈 감독님과 안양 팬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이다"고 밝혔다.
안양 팬들은 여전히 백동규를 분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백동규는 행동으로, 말로 사과를 하며 인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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